[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교육방송이라는 곳에서 미성년자인 채연을 둘러싼 최영수, 박동근의 폭행, 폭언 논란이 일었다. 폭행과 폭언만큼이나 충격적이었던 것은 교육방송의 제작진, 소속사가 나서 그들을 감싸는 해명을 한 것이다. 이어 최영수의 인터뷰를 통해 채연이 자책을 했다는 내용까지 공개됐다. 15세인 채연에게 최영수, 박동근의 출연 정지는 오롯이 그들의 탓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어른은 없었던 걸까. ‘교육 방송’답게, 문제를 인지하고 대처하는 과정에서도 반면교사 삼으라는 교훈을 남긴 EBS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EBS ‘보니하니’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버스터즈 채연(하니)에게 일어난 일들이 구설에 올랐다. 영상 속 최영수는 채연의 팔을 뿌리친 뒤 채연에게 향했고, 그를 때리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지만 앞 사람에게 가려졌다. 이에 최영수의 폭행 논란이 일었고, 이어 박동근의 막말이 담긴 영상도 논란이 됐다. 박동근은 채연에게 “너는 리스테린 소독한 X”이라고 했고, 채연이 이를 알아듣지 못하자 “독한 X”이라고 말했다.

성인 남자가 미성년자인 채연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가하고, 대뜸 욕설을 했다는 사실에 많은 누리꾼들이 분개했다. 또한 ‘리스테린 소독’이라는 말이 유흥업소에서 자주 쓰이는 은어라는 사실도 전해져 충격을 더했다.

그럼에도 ‘보니하니’ 측은 출연자와 현장 스태프 모두에게 확인한 결과, “많은 분들이 걱정하신 출연자 간에 폭력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매일 생방송을 진행하며 출연자들끼리 허물없이 지내다 보니 어제는 심한 장난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리스테린 소독’ 발언에 대해서도 ‘보니하니’ 측은 “박동근은 해당 발언이 그런 은어인 줄 몰랐다. 대기실에 있는 리스테린으로 가글한 것을 가지고 장난치다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는 있었으나, 이를 ‘장난’으로 치부하려는 듯한 해명은 오히려 화를 키웠다.

버스터즈 소속사 마블링 측도 “채연에게 확인한 결과 본인도 ‘장난이었는데 당시 상황이 정확히 찍히지 않다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절대 출연자가 때리는 행위는 없었다’며 많이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며 ‘보니하니’ 측의 사과문처럼 출연자들 간 친분이 쌓여 생긴 해프닝으로, 장난이 과했던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가 제기된 부분에 대한 잘못을 인지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았다고는 하나, 소속사도 마찬가지로 ‘장난’과 ‘해프닝’으로 감싸는 태도는 아티스트 보호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

15세 미성년자가 자책을 하며 교육 방송으로 향하기까지, 그 누구도 그의 탓이 아님을 분명히 해준 이가 없었던 걸까. 같은 날 밤, 최영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채연이 ‘자기 때문에 삼촌들이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울었음을 알리며 자신의 결백함과 함께 채연의 걱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 때리지 않았더라도 이 위협적인 행동이 장난으로 해석되지 않을 여지가 있음을 인지하지 못했고, 은어를 알고 썼든 모르고 썼든, 듣는 이가 미성년이든 성인이든 대뜸 욕을 하는 게 잘못이라는 걸 모른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심한 장난’으로 치부한다 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다수의 성인들이 교육방송에서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배운 것이 유흥업소 은어라는 것이다. 그들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고, 그 전에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결코 채연의 탓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할 때다.

한편 점점 거세지는 논란에 EBS 측은 11일 밤, 박동근 최영수를 출연 정지시키고 관련된 ‘보니하니’ 콘텐츠 유튜브 영상을 삭제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프로그램 관련자에 대한 징계, 제작시스템 정비 등 제작 전 과정에 걸쳐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는 향후 대책도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보니하니’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