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2년 만에 래퍼 블랙넛의 유죄가 확정됐다. 힙합신에서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디스'일뿐이라는 블랙넛의 주장은 그저 혼자만의 것으로 끝이 났다.

지난 2017년 키디비는 성폭력 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 음란죄)과 모욕죄로 블랙넛을 고소했다.

블랙넛이 쓴 가사가 문제였다. 그는 '래퍼카' '인디고 차일드' '투 리얼' 등 여러 곡에서 '물론 이번엔 키디비 아냐. 줘도 안 X먹어' '솔직히 난 키디비 사진 보고 XX 봤지' 등 키디비에 대한 성적 모욕이 담긴 가사를 선보여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찰과 검찰의 조사 과정을 통해 성폭력 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 음란죄)은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다만 블랙넛은 단순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모욕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선 블랙넛은 지나치게 당당했다. 힙합이라는 장르에서 특정 래퍼를 언급해 '디스'하는 행위가 존재하고 자신이 한 행위는 힙합 마니아들 사이에서 용인될 수 있는 퍼포먼스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재판장에 들어설 때 웃어보이거나, 김치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취재진 앞에서 일종의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문제가 된 가사 중 '김치녀'라는 단어도 있었던 터. 블랙넛이 일부러 해당 가사를 연상시키게 하기 위해 이 티셔츠를 입고 온 것으로 보여 비난을 받았다.

지난 1월 첫 선고가 내려졌다. 1심 재판부는 블랙넛의 혐의에 대해 "가사에 피해자 이름 적시하고 있는 점, 해당 가사가 성적 비하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에 해당 가사가 피해자를 비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블랙넛에게는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디스'라는 문화로 모욕을 합리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힙합이라는 장르를 감안한다고 해도 가사가 저급한 점, 실제 피해자의 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이와 관련된 댓글이 올라온 점 등 피고인의 행위는 모욕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블랙넛의 태도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집요하게 추가 피해를 가하고 있다. 또한 피고인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이를 뉘우치지 않고 있는 점은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시 블랙넛은 선고를 받은 직후 "앞으로 더 솔직한 음악을 하고 싶고 힙합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좀 더 자유로운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판결에 대한 불복 의사를 내비쳤다.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한 블랙넛은 항소했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2심 재판부는 블랙넛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가서야 마무리됐다. 대법원 재판부도 블랙넛의 상고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확정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