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주로 ‘캔디형’ 캐릭터를 맡았던 배우 장나라와 이청아가 ‘브이아이피(VIP)’를 통해 고정 이미지를 탈피,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지난 24일 SBS 월화드라마 ‘VIP’(극본 차해원·연출 이정림)가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VIP’는 백화점 상위 1% VIP 고객을 관리하는 VIP 전담팀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적인 전개로 사랑받은 ‘VIP’는 마지막회 15.9%를 돌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프라이빗 오피스 멜로 드라마’를 표방한 작품은 극 초중반부까지 나정선(장나라)의 남편 박성준(이상윤)의 여자가 누구인가를 추리하는 내용으로 매회 궁금증과 긴장감을 유발했다. 이후 하유리(표예진)의 정체를 알게 된 나정선의 ‘흑화’ 과정은 통쾌한 복수를 기대케 하며 채널을 고정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프라이빗 스캔들’외에도 ‘VIP’에서는 화려한 VIP들의 세계, 위기에 대처하는 전담팀의 업무 모습 등이 그려져 볼거리를 더했다. 또한 각각 송미나(곽선영), 이현아(이청아)를 통해 보여준 워킹맘의 상황이나, 피해자가 숨어 지내야 했던 사내 미투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현실적인 면들을 짚기도 했다.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 데에는 배우들의 공도 컸다.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 사이, 주인공 나정선 역의 장나라는 특히 압도적 존재감을 뿜어냈다.

나정선의 감정선을 따라 움직이는 작품에서, 장나라는 섬세한 연기로 나정선에 절로 이입하게 만들었다. 장나라는 익명의 문자를 받은 후 같은 팀에서 근무 중인 동료들을 의심하며 홀로 괴로워하는 모습부터 박성준과 하유리의 관계를 알게 된 후 복수를 시작하는 모습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나정선의 변화를 표현해냈다.

장나라는 주로 밝고 따뜻한 성품의 캐릭터를 연기해왔기에 서늘한 ‘흑화’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있었다. 바로 전작인 ‘황후의 품격’에서도 발랄하고 귀여운 면을 보여줬던 장나라는 ‘VIP’를 통해 서늘하고도 우아한 나정선을 만들어내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VIP 전담팀 과장 이현아 역으로 활약한 이청아도 성공적 연기 변신을 해냈다. 영화 ‘늑대의 유혹’의 주연으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이청아는 그간 따뜻하고 귀여운 이미지의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뱀파이어 탐정’ ‘운빨로맨스’ 등에서 이전과는 다른 캐릭터로 차근차근 연기 변신을 시도한 그는, 이번 ‘VIP’를 통해 각인된 이미지를 완전히 지워냈다.

이청아는 이현아를 통해 의리 있는 든든한 친구로, 또 워너비 상사로 자리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팀 내 에이스로 커리어우먼 면모를 드러내기도, 시크하고 당당한 매력으로 ‘걸크러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맺고 끊음이 분명한 ‘사이다’ 캐릭터로 답답한 전개 속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기도 했다.

장나라와 이청아는 ‘VIP’를 통해 밝고 명랑한 모습에서 세련되고 당당한 여성의 모습까지 ‘다 되는’ 만능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또 다른 모습을 새롭게 각인시킨 두 사람이 또 어떤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을지, 향후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VIP’, 공식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