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2019년 마지막 날을 장식한 지상파 시상식에서 MBC, KBS가 나란히 방송사고를 냈다.

31일 밤 '2019 MBC 가요대제전'(이하 'MBC 가요대제전'), '2019 KBS 연기대상'(이하 'KBS 연기대상')이 열려 생중계로 전파를 탔다.

이날 'MBC 가요대제전'은 일산 MBC 드림센터와 잠실 롯데타워에 무대를 마련하고 이원 생중계로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인 장성규, 소녀시대 윤아, 아스트로 차은우가 진행을 맡았다.

방송사고는 행사 초반에 일어났다. 가수 김재환의 '시간이 필요해', '누나' 무대에서다. 김재환의 모습이 카메라에 등장했고 음악이 흘러나왔지만 김재환은 무대를 시작하지 않았다. 이후 계속해 음악이 흘러 나오자 김재환은 댄서들과 함께 다급히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이는 생중계 전환 타이밍에 '시간이 필요해'가 도입부를 건너뛴 채 중간부터 흘러나와 생긴 방송사고였다. 김재환이 무대가 시작된 지 모르고 있던 중, 두 번째 곡인 '누나' 반주까지 흘러 나오자 뒤늦게 공연을 시작한 것이다.

이에 김재환의 무대가 끝난 후, 일산에서 진행을 하고 있던 MC들은 방송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장성규는 "잠실타워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좋게 말하면 생방송 묘미라고 할 수 있는데 불편 끼쳐드린 부분이 있다면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KBS 연기대상'에서도 방송사고가 벌어졌다. 행사 초반, MC인 전현무와 신혜선의 소개로 KBS 드라마 활약상이 담긴 VCR이 나올 차례였다. 하지만 VCR은 한참이 지나도 연결되지 않았고, 시상식장에는 정적이 흘렀다.

이에 전현무는 순발력을 발휘해 진행을 이어갔다. 침묵하던 객석을 향해 "마음껏 웃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객석에서는 그제야 웃음이 터졌다. "마음껏 웃으셔도 된다. 생방송 아니냐. 녹화면 다시 해도 되지만 생방송이라서 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신혜선도 웃으며 전현무의 진행을 도왔다. 전현무는 "지금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고 덧붙여 웃음을 더했고, "기회가 되면 꼭 소개해 드리겠다"며 결국 VCR 재생을 건너 뛰었다.

이번 연말 시상식 무대는 방송사고의 연속이었다. 25일 '2019 SBS 가요대전'에서 레드벨벳 웬디가 리허설 도중 무대 아래로 추락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9 KBS 가요대축제'에서는 에이핑크가 생방송 도중 강제로 무대를 종료해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각 방송사는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날 김재환 역시 방송사고로 인해 공들여 준비했을 무대를 절반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인명사고나 무대가 잘려나간 것에 비할 수는 없지만 'KBS 연기대상' 역시 매끄럽지 못한 진행을 보인 상황, 연말 시상식에 대한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더욱 커졌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