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그룹 바이브의 소속사 메이저나인이 최근 제기된 사재기 의혹에 대해 "불법적인 방법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소속사 메이저나인은 7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사재기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해 11월 24일 박경이 자신의 SNS를 통해 바이브, 전상근, 송하예, 장덕철, 황인욱, 임재현 등 실명을 언급하며 사재기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실명이 언급된 가수들과 그의 소속사들은 불쾌한 심경을 내비치며 사재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박경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해 관련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4일에는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음원 사재기 실체없는 소문인가 교묘한 조작인가'를 주제로 음원 사재기 의혹을 다루기도 했다.

메이저나인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메이저나인 황정문 대표는 "지난달 19일 당사 사무실에서 6시간 가량에 걸쳐 '그것이 알고 싶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리가 준비한 PPT 자료를 한 장 한 장 보여주면서 설명했지만, 정작 방송에는 제작진의 의도에 맞는 내용만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본사는 앞선 보도자료를 통해 '그것이 알고 싶다'에 보여줬던 자료, 인터뷰 당시 녹화 영상, 제작진에게 보냈던 카카오톡과 이메일 등을 각 언론사에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료를 받고 싶다는 요청이 많다 보니, 이 자리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속사는 자신들의 회계 내역 등을 토대로 마케팅 집행 예산을 공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메이저나인 불법적인 방법으로 음원 차트를 올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신들이 사용한 방법은 타겟층을 노린 바이럴 마케팅이었고, 이것이 효과적으로 작용했을 때 음원 차트 상위권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재기를 주장하며 제기된 여러가지 의혹들에 대해 하나씩 반박해나갔다.

◆아이돌 팬덤 스트리밍 어떻게 이겼나 "선택은 대중의 몫"

사재기 의혹이 폭발적으로 제기됐던 것은 다소 인지도가 낮은 가수들의 곡이 대형 팬덤을 거느린 아이돌 그룹의 곡을 꺾어버리면서부터였다. 메이저나인은 음원 차트의 집계 로직 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국면이라고 주장했다.

메이저나인 김상하 부사장은 "과거에는 (계정 수와 관계 없이) 많이 재생되면 차트 상위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곡을 재생한 사람(계정)이 많아야 1위에 올라간다. 즉, 한 명이 10만번을 들어도 100명으로 계산될 뿐이다. 인당 재생수가 적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듣는 곡이 유리하도록 알고리즘이 바뀌어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이돌 팬덤의 스트리밍이 이전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 한다는 것.

김 부사장은 멜론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곡당 일간 이용자 수를 근거로 들었다. 김 부사장은 "1위를 했던 곡들의 일간 이용자 수를 보면, 아이돌 곡은 모수 자체가 작다. 다만 1위에 오른 다른 곡들의 이용자 수를 보면 모수가 절대적으로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이돌 팬덤을 넘어 더 많은 대중이 택한 곡이 1위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자신들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바이럴 마케팅을 하더라도 결국 선택은 대중의 몫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2018년 4월 이후 타이틀곡 24곡을 발표했는데, 실제 성적은 8곡만 성공을 거뒀다. 망한 곡은 14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이 좋고 나쁜건 음악을 듣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일간 이용자 수를 모으기 위해 타겟이 되는 유저들이 많이 모인 커뮤니티(페이스북 페이지)에 노출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타겟을 확정하고 이행한 바이럴 마케팅이 일반적인 광고에 비해 파급력이 센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사재기 의혹이 제기된 곡들은 차트 성적에 비해 실제로 듣는 리스너가 체감상 적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실제 해당 곡에 대한 팬들이 많다면 사재기 의혹이 제기될 당시 곡을 옹호하는 의견도 다수 발견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 하지만 이와 관련해 김 부사장은 "18~24세 이용자들은 악플을 굉장히 싫어한다. 애초에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와 가깝지 않고, 기사를 많이 읽고 댓글을 다는 비율이 높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며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칭찬하는 글들이 정말 많다. 이 분들이 기사나 멜론 페이지 등에도 댓글을 써주시면 좋겠다는 마음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멜론 데이터 투명하게 공개하길, 마케팅 업체도 조사 받았으면"

이들이 주장하는 바이럴 마케팅이 얼마나 유효하게 멜론 속 해당 음원 재생으로 이끌었는지를 분석할 수 있는 정확한 데이터는 멜론이 가지고 있다. 이에 메이저나인은 "데이터를 더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햇다. 기업 운영 규칙상 해당 데이터를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김 부사장. 그럼에도 "저희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애먼 피해를 입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더불어 "실시간 차트를 없애는 건 저도 찬성한다.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며 "실시간 차트가 있든 없든 결과는 안 바뀐다고 생각한다"며 현 가요계 시장을 꼬집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마케팅을 집행한 업체에서 가계정 사용, 매크로 등 실제 불법적인 방식을 사용했는지는 수사 기관이 밝혀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김 부사장은 "우리와 거래한 업체들이 불법적인 행위를 했다고는 믿지 않는다"면서도 "음원 차트에 진입하게 한 마케팅 업체가 조사를 받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명확해질 일"이라고 밝혔다.

메이저나인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여러 기관들의 수사를 촉구했다. 김 부사장은 "문체부나 멜론 등 여러 기관들이 합동으로 수사를 해서 결론을 내야 하는 부분"이라며 "다수의 기관들이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게 아쉬울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