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오! 나의 파트,너'가 아쉬움만 남긴 첫 시작을 알렸다.

MBC 새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오! 나의 파트,너'가 10일 밤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는 가수 서문탁과 김경호가 송마스터로 출연해 파트너와 짝을 이뤄 상대팀과 대결을 펼쳤다.

'오! 나의 파트,너'의 포맷은 간단하다. 송마스터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 수 없는 5인의 노래를 듣고 함께 무대를 꾸밀 각자 2인의 도전자를 선택한다. 이 중엔 음치도 함께 해 송마스터의 선택을 방해한다. 이후 송마스터는 여러 방해 속에서도 두 명의 파트너를 선택해 무대에 올라 자신의 대표곡을 함께 부른다.

그러나 이러한 패턴의 프로그램은 우리가 이전에도 본 적이 있다. 엠넷의 '너의 목소리가 보여'와 같은 방송사인 MBC의 '듀엣가요제'가 그 예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 속 실력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와 함께 노래를 부르기 위해 열창하고, 음치들은 상금을 타기 위해 립싱크 열연을 펼친다. '듀엣가요제'의 경우, 경연을 펼칠 가수들은 프로그램 출연을 신청한 도전자들을 찾아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최종적으로 무대에 오를 1인을 선택한다.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시청자들은 새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왠지 모를 익숙함을 느끼게 된다. 다만 기존 콘셉트를 답습했다 하더라도 방송 자체가 흥미롭다면 시청자들은 계속해 프로그램을 지켜볼 테다. 그러나 '오! 나의 파트,너'에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매력 포인트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먼저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가수가 도전자 중 음치를 맞히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결국 도전자를 무대에 올려 그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나올 때까지의 과정이 긴장감을 자아낸다는 매력 포인트를 갖고 있다. 더불어 도전자의 정체를 알고 있는 3MC 김종국, 유세윤, 이특의 깐족거림은 감초처럼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듀엣가요제'의 경우 '오! 나의 파트,너'와 비슷한 콘셉트를 갖고 있지만 무대를 준비할 기간이 길다는 점과 우승할 시 같은 도전자와 다음 회에 출연할 기회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 결을 달리한다. 이런 혜택이 부여되는 덕분에 우승자 팀은 한 주 한 주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발전된 호흡을 보이고, 이윽고 마치 한 팀이 된 듯한 여유로움까지 보인다. 이들이 점점 완벽한 화음을 맞춰가는 모습은 마치 성장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까지 부여하기 때문에 시청자들로 하여금 두 사람의 연승 행보를 응원하게 만든다.

그러나 '듀엣가요제'와 달리 '오! 나의 파트,너'에서 송마스터들은 두 명의 파트너를 선택한 뒤 30분가량의 짧은 연습 시간을 갖는다. 덕분에 무대의 완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심지어 다음 회엔 새로운 송마스터가 등장함에 따라 더 나아진다는 기대조차 할 수 없다.

또한 '오! 나의 파트,너'에는 '너의 목소리가 보여' 특유의 깐족거림도 없다. MC 장성규가 평소 '워크맨'이나 '아는 형님'에서 보여준 선을 넘는 듯 넘지 않는 예능감 넘치는 모습과는 달리 진지하고 깔끔한 진행에 초점을 맞춘 것. 그러다 보니 '오! 나의 파트,너'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도전자들의 무대만 남게 된다.

허나 '오! 나의 파트,너'에 매력이 있다면 음치 캐릭터를 과거 프로그램과 다르게 사용한다는 부분이다. 방송에서 김경호는 음치를 선택해 좌절하지만 이내 정신 차리고 최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30분간 심혈의 노력을 기울인다. 음치 도전자 또한 김경호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올린 무대를 펼쳐 감동을 자아낸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감탄을 내뱉고, 묘한 긴장감까지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이제 막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발을 내딘 '오! 나의 파트,너'이지만 색다름보단 진부함이 앞선다. 앞으로 자신의 장점을 어떤 식으로 살려 정규 편성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오! 나의 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