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기생충(parasite)’ 봉준호 감독, 2월 10일은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 영화사에도 길이 남을 날로 기록됐다. 그의 치열한 영화 필모그래피, 현장 작업 경력은 하루 아침에 완성된 로또는 아니었다.

10일 밤 방송된 MBC 특집 교양프로그램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기념, 감독 봉준호’에서는 봉준호 아내 정선영 씨,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 작품사 ‘설국열차’ ‘마더’ ‘살인의 추억’ ‘옥자’ 등을 비롯해 틸다 스윈튼, 송강호, 고아성 등과의 친분과 커리어 과정 등이 공개됐다.

봉준호 감독은 연세대학교 시절부터 남다른 스토리텔러이자 이야기광이었다. 만화에도 소질이 있었던 그는 연세대학교 학보에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그런 그의 그림, 이야기 재능은 영화 촬영할 때도 제대로 발휘됐다. 모든 스토리보드를 그린다는 그는 영화의 ‘상’을 비범하게 떠올리고 이를 현실화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송강호, 김혜자, 틸다 스윈튼, 고아성, 크리스 에반스, 배두나 등 그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그의 전체적 상을 보는 안목, 정교한 디테일, 비범함 등을 한결 같이 극찬했다. ‘플랜다스의 개’ ‘괴물’ 등에서 함께 작업해온 배두나는 봉준호에 대해 “정치, 공포 등 많은 걸 다 보고 있는 감독이구나 싶었다”라고 극찬했다.

그런 봉준호도 단번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2003년 ‘살인의 추억’이 평단과 관객들의 극찬을 받기까지 그는 쌀이 없는 경제고를 겪으며 결혼식 비디오 촬영 아르바이트를 뛰기도 했다. 봉준호 아내,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정선영 씨는 남편의 그런 꿈을 누구보다 든든하게 지원해준 사람이었다.

또 한 명, 봉준호를 알아봐주고 그의 손을 잡은 영화계 인사가 있었다. 박찬욱이었다. 이에 대해 봉준호는 “제가 영화 아카데미 다니면서 졸업할 그 시절이었는데 박찬욱 감독님에게 연락이 왔다. 다음 시나리오 써보지 않겠냐고. 그때 저는 ‘졸업할 시점에 일이 생겨서 참 좋구나’ 이런 생각이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봉준호 영화관은 매 순간 인간을 향한 시선에 기인하다. 그는 “현실은 항상 덜컹거린다. 모든 게 척척 맞아서 진행되진 않는다. 영화에서는 항상주인공에 길에 나오면 택시가 잡히잖냐. 하지만 세상이 그런 게 아니다. 난 엇박자를 만들고 싶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의 외할아버지는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작가 박태원으로도 유명하다. 봉준호 나이 1969년생이며 대구광역시 출신이다. 1994년 영화 ‘백색인’으로 데뷔했다.

한편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10일(한국 시간) 미국에서 진행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각본상·편집상·미술상·국제영화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등 총 4개 부문 수상 영예를 안았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감독 봉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