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이라는 기염을 토한 가운데, 아카데미 레이스 내내 그와 함께 한 통역사 샤론 최(본명 최성재)가 화제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이정은 박소담 최우식 등 배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지난 5월 칸 영화제부터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봉준호 감독의 모든 캠페인 일정을 함께 소화한 샤론 최도 등장했다. 샤론 최는 봉준호 감독이 4개의 상을 수상하고, 총 3번의 수상 소감을 말하는 동안 함께 무대에 올라 그의 유머 섞인 말들을 매끄럽게 번역해 객석에 앉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시상식이 끝난 직후, 현지 언론은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으로 작품상을 거머쥔 비영어권 영화에 대해 대서특필했다. 작품 자체는 물론 봉준호 감독의 지난 필모그래피, 출연 배우들의 면면, 작품상 수상 소감에 나선 CJ 부회장 이미경에 대한 기사가 이어진 가운데, 샤론 최도 이슈의 중심에 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샤론 최가 전문통역사가 아니라 영화학도라는 점도 현지의 주목을 받았다. 샤론 최는 한국 국적으로,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해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신인 감독이다. 봉준호 감독은 샤론 최에 대해 묻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샤론 최가) 한국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시나리오를 쓰는 중인데, 나도 내용이 궁금하다"며 샤론 최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현지 언론들은 샤론 최의 매끄러운 번역 실력이 영화를 전공한 기반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내용을 숙지하고 많은 전문 어휘들을 알고 있기에 봉준호 감독의 재치가 돋보이는 즉흥적인 대답들을 막힘 없이 번역해 낼 수 있었다는 것. 또한 끊임없는 메모를 통해 중요한 단어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직역에 가까운 통역을 선보이는 암기력, 순발력 등을 높게 평가했다.

이에 한 영국 출신 언론인은 '기생충' 4관왕의 신화 뒤에는 분명 샤론 최가 있다며 자신의 SNS에 샤론 최를 '이름 없는 영웅'이라 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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