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밴드 더 로즈가 전속계약해지 문제로 소속사 제이앤스타컴퍼니와 다투고 있다. 정산자료 요청과 무리한 스케줄 등을 이유로 내세워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중이다.

연예인과 소속사의 전속계약 분쟁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더 로즈의 주장이 타당성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일부 주장이 자신들이 줄곧 밝혀온 내용을 스스로 반박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더 로즈(김우성 박도준 이재형 이하준) 멤버들은 3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리우를 통해 두 번째 입장을 전했다. 김우성이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올린 이 입장문에는 제이앤스타컴퍼니의 입장에 대한 반박이 담겼다.

더 로즈 멤버들은 앞서 정산금 미지급, 신뢰 관계 파탄 등을 이유로 소속사에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이에 소속사는 정산자료 제공, 스케줄 사전 협의 등이 충분히 이뤄져 왔기 때문에 더 로즈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우성을 비롯한 멤버들은 앞선 주장을 거듭했다. 역시 정산자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멤버들의 컨디션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스케줄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점이 전속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며, 계약 ‘해지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정산 관련 내용은 회사와 더 로즈 멤버들을 제외하고는 쉽게 확인할 수 없다. 출연료와 게런티 등은 회사 내부에서도 일부에게만 공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정산 내역과 통장 자료를 토대로 양측이 따져야 할 문제다.

다만 신인 육성 과정과 음반 제작 환경 등을 토대로 유추했을 때, 초기 투자에 비해 수익 발생이 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요 관계자는 티브이데일리에 “통상 신인이 나오면 2~3년은 프로모션 기간으로 본다. 해외 공연 등도 사실상 수익 보다는 그룹 홍보와 그룹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획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정산’의 어려움을 전했다.

정산보다 짚고 넘어야 할 것은 ‘무리한 스케줄’에 대한 주장이다. 지난 2017년 데뷔한 더 로즈는 데뷔 후 싱글 세 장과 미니앨범 두 장을 냈다. 멤버들이 직접 음악 작업을 하기 때문, 앨범 발매 일정을 타이트하게 가져갈 수 없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김우성의 JTBC ‘슈퍼밴드’ 출연으로 사실상 그룹 활동 자체가 불가하기도 했다.

새 앨범 발매를 알리기 위한 국내 활동 기간 외에는 주로 해외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났다. 남미와 유럽 등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활동과 관련해 멤버들은 줄곧 ‘설렘’을 드러내 왔다. 데뷔 이후 수차례 진행한 인터뷰, 쇼케이스 등에서 국내외에서 진행한 공연들에 대해 언급했고, 해외 팬들이 가진 특별한 성향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법률대리인을 통해 언급한 “2018년부터 2년간 20개국, 50개 도시를 투어하는 스케줄”이나 “미국 투어 바람” 역시 인터뷰 중 본인들이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심지어는 더 많은 “해외 팬들을 만나고 싶다”라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뒤돌아서 더 로즈는 소속사의 ‘무리한 일정’ ‘살인적 스케줄’이라며 말을 바꾸고 있다. ‘신뢰’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변(辯)이다.

더 로즈 멤버들은 매 입장문마다 ‘걱정할 팬 클럽’을 향한 위로를 전하고 있다. 연예 활동 종사자에게 ‘전속계약’이 갖는 의미가 상당하기 때문, 다툼의 소지가 있는 내용을 충분히 따져야할 것이다. 다만 일부 주장들은 팬들을 향한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이 더 로즈 멤버들의 ‘계약 해지’ 주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