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핸섬타이거즈' 멤버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에이스 문수인부터 막내 유선호까지 농구 코트를 휘저으며 아마추어 농구 최강팀들을 상대로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들은 죽음의 조로 지목된 A조에서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시청률은 멤버들의 성장세와 반비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10일 첫 방송된 '핸섬타이거즈'는 시청률 3.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로 출발했다. 최근 다수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며 2.4%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나 혼자 산다'의 독보적인 존재감

나 혼자 산다

'핸섬타이거즈'의 창으로는 '나 혼자 산다'의 두꺼운 방패를 뚫을 수 없었다. '핸섬타이거즈'가 한 자릿수 시청률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데 반해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지난 2013년 3월 정규 편성 이후 평균 시청률 10%를 유지하며 금요일 밤의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나 혼자 산다'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관찬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고정 출연진 외 매회 다른 게스트가 새로움을 주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나 혼자 산다'는 2019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등을 싹쓸이하며 8관왕을 차지했다.

현재 '핸섬타이거즈'는 관찰 예능적인 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선수들의 성장기를 담아내고 있다. 아직까지 '핸섬타이거즈'의 도전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나 혼자 산다'에 출연 중인 박나래 기안84 이시언 성훈 헨리 등 기존 멤버들의 호흡이 날로 무르익는 가운데, 금요일 예능 최강자의 자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프로농구의 날개 없는 추락

한국 농구 국가대표팀

국내 프로농구의 대한 적은 관심도도 '핸섬타이거즈' 시청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최고의 겨울 스포츠였던 한국 프로농구가 팬들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매년 바뀌는 제도와 높은 외국인 의존도는 프로농구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특히 전 농구선수 하승진은 지난해 7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 프로농구에 대한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국내 프로농구가 재미없는 이유에 대해 강압적인 문화, 외국선수 제도, 국가대표의 현실 등을 꼽았다.

이에 국내 프로농구는 인기 부흥을 위해 주말 경기 편성 확대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예전만큼의 인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규리그가 잠정 중단됐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핸섬타이거즈'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웃음기 뺀 서장훈, 시청자와 공감대 형성 실패

서장훈

서장훈은 은퇴 이후 예능인으로 활약을 펼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수려한 언변과 유머 감각으로 '아는 형님' '미우새' '무엇이든 물어보살' 등에서 메인 MC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핸섬타이거즈'에서는 서장훈의 이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당초 서장훈은 '핸섬타이거즈' 제작발표회를 통해 농구로 장난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나한테 가장 어려운 예능이다. 멤버들과 함께 땀 흘린 만큼의 결과를 얻는 정직한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 내가 지금 현시점에서 농구계에 기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서장훈의 바람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지 못했다. 프로그램 취지가 좋다고 해도 낮은 시청률이 계속된다면, 프로그램 폐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은 앞으로의 방송을 통해 서장훈의 진심을 알아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SBS,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