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특수준강간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기일이 미뤄졌다. 재판부가 기일 연기를 받아들인 이유는 두 가지다. 일부 피고인에게 피해자와 합의할 시간을 주고, 유효수집증거능력에 관한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서다.

집단 성폭행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징역 6년, 5년을 선고 받은 정준영, 최종훈 등은 항소심 선고를 하루 앞둔 6일 항소심 선고 기일 연기를 신청했다. 7일 재판부는 선고 기일 연기 신청을 받아들이고, 이 사실을 법정에 출석한 피고인들에게 알렸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12일 오후 다시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가 연기 신청을 받아들인 첫 번째 이유는 일부 피고인들에게 피해자와 합의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이미 최종훈과 피고인 김모 씨 측은 피해자와의 합의서를 제출했다. 정준영과 권모 씨 등도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선고 기일을 미뤄달라고 요청했고, 피해자 측도 이를 동의한 상황. 이를 고려한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가 된 경우 양형에 참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이유는 유효수집증거능력에 대한 검사와 피고인 양 측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것. 재판부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와 관련해 피고인 측과 검사 측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증거 능력 인정 여부에 대해 법리적으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해당 사건의 1차 공판에서 정준영 측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기반으로 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준영의 변호인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복원돼서 수사기관에 이르기까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정황이 보인다. 위법한 절차로 수집된 증거"라며 증거 능력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아니라고 봤다. 1심 재판부는 "정준영이 침해받는 개인적 권리보다 이 카카오톡 대화내용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공익이 더 우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정성립이 되지 않아 증거 능력은 인정받지 못 했고, 피해자의 진술 등의 정황을 종합해 정준영과 최종훈 등 피고인들의 유죄를 판결했다.

이에 2심 재판부는 항소심 선고 기일을 연기하면서 위법 수집 증거의 증거 능력에 대한 양 측의 법리적 의견을 다시 듣고, 짚어볼 예정이다.

다만 추가로 얻은 시간적 여유가 항소심 선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특수준강간 판례가 누적돼있다"며 "여러 사정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와의 합의 자체가 중요한 양형 인자가 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간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정준영과 최종훈은 양형이 부당하고, 사실 관계에 오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준영,최종훈 측은 "합의한 성관계였다"며 "피해자가 항거불능의 상태가 아니었다"고 강간 혐의를 부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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