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집단 성폭행 혐의를 받는 가수 최종훈과 정준영이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얻었다. 두 사람의 양형이 모두 줄었으나, 차이는 분명했다.

12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12부(부장판사 윤종구) 심리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정준영, 최종훈, 권 모씨 등 5인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이 열렸다.

최종훈과 정준영 등은 지난 2016년 강원 홍천, 대구 등에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정준영과 최종훈은 정장을 입고 흰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들어섰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판결문이 낭독되는 동안, 정준영와 최종훈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계속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2심 재판부는 정준영에 대해 1심의 형량보다 1년 감형된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아동청소년관련 기관과 장애 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았던 최종훈은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 역시 아동청소년관련 기관과 장애 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받았다. 또한 두 사람 모두에게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이 떨어졌다.

이밖에 김모씨는 1년 감형된 징역 4년형을 받았고, 권모씨와 허모씨의 항소는 기각돼 원심을 유지하게 됐다. 검찰 측이 요청했던 보호 관찰은 모두 기각됐다.

2심 재판부는 집단 성폭행 등 공소 사실에 대해서 원심의 판결을 대부분 정당하고 봤다. 정준영 측은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라고, 최종훈 측은 "성관계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 자유 의사 결정에 따라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가 육체적 반응을 했다는 사정이 있다더라도 준강간이 부정돼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심은 파기됐다.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피고인들의 진지한 반성 태도가 양형에 새롭게 반영됐다. 재판부는 정준영 측이 피해자와 합의를 하지 못 했으나,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였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진술하고 있고, 공소 사실을 모두는 아니지만 사실적인 측면에 대해서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준영과 달리 최종훈 측은 피해자와의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소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진지한 반성이라는 조건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의사를 모두 반영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