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집단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 최종훈의 재판에서 '카카오톡 대화방'이 쟁점이 됐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이 대화방이 증거로서 갖는 의미를 심도 깊게 들여다봤다.

지난해 정준영은 2015년~2016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몰래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영상 속 피해자가 등장했고, 정준영 외에 최종훈, 권 모씨, 김 모씨, 허 모씨를 집단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기까지 결정적 역할을 한 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었다. 하지만 1차 공판에서 정준영 측은 피고인들에 대한 조서, 피해자들의 조서 등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기반으로 한 증거의 증거 능력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법한 절차로 수집됐다는 게 이유였다. 정준영 측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복원돼서 수사기관에 이르기까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정황이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카카오톡 대화내용이 위법하게 수집돼 증거능력이 배제돼야 한다는 정준영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준영이 침해받는 개인적 권리보다 이 카카오톡 대화내용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공익이 더 우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정성립이 되지 않아 증거 능력이 없다고 했다.

2심 재판부도 '위법 수집 증거 능력' 쟁점에 대해 주목했다. 이와 관련된 양 측의 의견을 듣기 위해 선고 기일을 연기하기도 했다.

해당 재판부 역시 "수사기관의 증거 최초 수집 단계에서 다소 미숙한 부분이 있었더라도 모든 증거를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방적으로 위법 수집 증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특히 "업무 미숙 등으로 법령에서 요구되는 증거 수집 조건을 모두 성립한 건 아니지만, 증거 능력을 배제할 정도로 위법하게 수집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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