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말 그대로 '나 비 효과'가 일어났다. 2017년 소소한 반응 속에서 '화려한 조명이 감싼' 채 태어난 '깡'은,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 3년 후 거대한 돌풍을 일으켰다.

'깡'은 비의 미니앨범 '마이 라이프 애(MY LIFE 愛)'의 타이틀곡이다. 일렉트로닉 트랩 비트 장르의 '깡'은 비의 성공 공식이었던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에 알맞은 곡이었다. 하지만 당시 트렌드에 잘 맞아떨어지지 못했던 '깡'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수면 아래로 잠겼다.

이 묻혀 있던 곡 '깡'을 다시 꺼낸 건 누리꾼들이었다. 인터넷 '밈(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짧은 영상)'이 된 '깡'의 뮤직비디오는 누리꾼들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재생산됐다. 시작은 놀림에 가까웠다. '깡'의 뮤직비디오 속 특정 장면, 퍼포먼스의 동작 등을 우스꽝스럽게 따라하는 영상들이 쏟아졌고, 이를 가지고 노는 댓글들이 더해졌다. '나 비 효과'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네' 등 비의 '자기애'가 '스웨그'로 표현된 가사도 '밈'이 됐다.

'깡'을 열풍에 올린 건 한 여고생이 '깡'의 퍼포먼스를 따라한 영상이었다. 지난해 11월에 게재된 이 영상이 인기를 끌었고, 지난 3월 해당 영상의 풀버전이 공개되면서 누적 조회수 250만 건을 넘어섰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비가 출연해 "1일 N깡(하루에 '깡' 뮤직비디오를 N번씩 본다)"에 대해 직접 언급하면서 이 열풍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비는 우스꽝스러운 '밈'으로 다시 불붙은 '깡'을 향한 관심에 불쾌함보다는 반가움을 드러냈다. 비는 "'깡'이 별로였던 것"이라고 냉철하게 평가하며 '비급감성'을 숨기지 않았다.

누리꾼은 비의 반응에 더욱 뜨겁게 화답하고 있다. 비가 유재석에게 "형, 서운하다. 1일 3깡은 해야지"라고 말하는 장면은 인터넷 상에서 계속해서 회자가 될 정도다. 덕분에 '깡'을 몰랐던 사람들까지 '깡'의 '밈'에 동참하면서 관심이 더해졌다.

결국 재미있는 놀잇거리가 된 '깡'은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1일 N깡' 행렬이 이어졌다. 케이팝 레이더 일간 뮤직비디오 조회수 차트에 따르면, '놀면 뭐하니?' 방송 직후인 17일 하루 동안 '깡' 공식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47만6330회를 기록했다. 5일 만에 145계단을 오르며 16위에 안착했다. 폭발적인 역주행이다.

비 자체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최근 30일 간 비의 개인 인스타그램 팔로워 증가량은 이전 대비 6.9배다. 놀림에서 시작된 작은 '밈'의 움직임에 기꺼이 동참한 비는 '깡'을 거대한 놀이판으로 키워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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