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프로듀스 101' 시청자 투표를 조작한 혐의가 유죄로 판결됐다. 프로그램의 책임자 안준영PD, 김용범CP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프로듀스 101' 시청자 투표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범CP, 안준영PD, 보조작가PD, 연예기획사 임직원 5명 등에 대한 선고 기일이 29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날 모든 피고인들은 법원 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마스크를 낀 채 법정에 출석했다. 그 중 발에 화상을 입은 안준영은 이날 휠체어를 타고 법원에 도착한 후, 지난 기일과 같이 목발을 짚고 법정에 들어섰다.

이날 김용범CP에 대해 징역 1년 8개월, 안준영PD에 대해 징역 2년형이 내려졌다. 보조PD에 대해서는 10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으며,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청탁 규모에 따라 700만원 혹은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와 더불어 안준영PD에 대한 3000여만원의 추징금도 판결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공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김용범CP와 안준영PD가 사적인 이익을 위해 투표를 조작한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데뷔조를 만들기 위한 우려 때문에 투표를 조작했다는 점을 참작했다.

특히 재판부는 김용범CP에 대해서는 "총괄 프로듀서로서 국민 프로듀싱이라는 기본 취지에 맞게 감독할 책임이 있었으나, 지휘 하에 있는 동료들과 조작을 모의한 죄가 엄중하다"고 밝혔다. 이어 안준영PD에 대해서도 "메인프로듀서로 사건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점은 죄가 가볍지 않다"며 "술자리 접대를 받으며, 이로 인해 야기된 대중의 불신에 책임 있다"고 덧붙였다.

5인의 피고인들이 안준영PD 등에 접대한 혐의에 대해서는 "술자리로 부정 이득을 얻으려한 점에서 비난을 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연예기획사 관계자의 경우 PD와 관계가 중요하므로, 술자리 접대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7월 '프로듀스 X 101' 종영 후 일부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의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안준영PD, 김용범CP를 포함해 관련 인물 10여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김용범CP, 안준영PD는 공동정범, 배임수재,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연예기획사 임직원 5명은 배임증재,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사는 김CP와 안PD에 대해 징역 3년, 보조작가PD에 징역 2년, 연예기획사 임직원 5명에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특히 안PD에 대해서는 3690여만원 추징금을 판결해달라고도 덧붙였다.

최종 변론에서 안PD와 김CP 측은 "가장 중요한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시즌3, 4 순위를 조작한 것은 눈 앞의 이익을 위해 행한 것은 아니다.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은 오로지 훌륭한 데뷔조가 결성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피고인들은 가요 기획사들로부터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에 대해 "금품 수수 등의 법률 위반 혐의, 범행 동기와 관련해 오해가 있다고 보여진다"며 부정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