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아이콘택트'에서 코미디언 김영희가 성인 영화 감독 데뷔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26일 밤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는 성인 영화 감독을 지망하는 김영희가 출연했다.

이날 김영희는 "성인 영화 감독이 될 김영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자취하면서 제 방에 TV가 생기면서 관심이 시작된 것 같다"며 "인간의 본능에 충실한 영화들이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다. 이 장르도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의 본능만 나온다. 어찌 됐든 성인 영화를 보고 난 후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면 얼굴이 발그레하다. 그게 좋았던 것 같다. 느낌을 확 받았다. 너무 매력있다"고 성인 영화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최근 데뷔작을 준비 중인 김영희는 "대본을 1/3정도 써뒀다. 제목도 정해졌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예전에는 장르 패러디가 많았다. 제가 알기론 영화 흥행의 척도가 패러디 성인영화 유무로 측정됐다. 그런데 요즘은 패러디물이 없다. 레트로가 유행이니까 내가 패러디해보자 싶어서 '기생춘'이라고 제목을 지었다"고 소개했다.

김영희의 '기생춘'은 지하에 사는 가정부 춘이 대저택에 사는 사장님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다. 그는 "사랑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일에 치여 있는 사람이고, 지하에 사는 춘이 올라와서 사장님을 행복하게 해주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남자 주인공은 성인영화계의 이병헌이라고 불리는 민도윤. 그는 김영희와 절친한 친구 사이다. 민도윤은 "300편 정도의 작품에 출연했다"며 "해외 팬들의 메시지가 많이 온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팬클럽도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영희는 민도윤과의 작업에 대해 "제가 돈이 없다. 저예산으로 제작될 것 같은데, 도윤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 출연료 이야기도 아직 안 해봤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가 아는 도윤이라면 다 이해해주지 않을까 싶다"며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민도윤은 "성인영화 감독이 되고 싶다고 해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한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반 년 넘게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심지어 "제가 존경하는 20년 경력 감독님의 신작 '부부들의 세계' 제안이 들어왔다. '기생춘'을 기다려야 할 지, '부부들의 세계'를 촬영해야 할 지 고민"이라며 '아이콘택트' 출연 계기를 밝혔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마주봤다.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른 후 민도윤은 "나 다른 감독님의 괜찮은 작품을 제안받았다. 네 작품 진행 상황이 어떤지 물어보려고 한다. 그 감독님 작품이 굉장히 탐이 난다. 두 작품 중에 하나를 결정하려고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놀란 김영희는 "진행은 잘 되고 있다. 시나리오를 1/3정도 썼다. 네 캐릭터도 잡아놨다. 촬영 팀은 아직 못 꾸렸다. 완성된 시나리오를 들고 촬영 팀을 꾸려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더불어 3포 세대의 현실상을 캐릭터에 녹여내겠다며 '기생춘'의 차별점도 어필했다. 김영희는 "난 이 쪽 일을 처음 해보지 않냐. 이 장르를 위트 있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허투루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민도윤은 "지금까지 작품에 대한 말이 없으니까 기다리는 입장에서 궁금했다. 우리가 친구인데 이런 상황이 서운하냐. 이게 현실"이라고 진지하게 조언했다. 특히 "나를 네가 이끌어줘야 하지 않냐. 촬영 현장을 꾸려나가야 할 총 책임자는 너고, 그림은 네 머릿 속에 있다. 나는 널 믿지만, 걱정은 된다. 촬영하다 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상황이 아닐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영희는 "마인드콘트롤을 하려고 지금도 네 작품을 많이 본다. 진짜 진지하다"며 "내가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이걸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자신의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걱정하는 친구 민도윤에게 "올해 안에는 작품이 완성될 거고, 9월이면 촬영에 들어갈 것 같다"며 좋은 촬영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김영희는 "사실 저예산이다. 출연료를 조금 낮춰줄 수 있냐. 돈이 많이 없다"고 고백했다. 당황하는 민도윤에게 "일단 제작비를 많이 줄일 거다. 남은 돈을 다 가져가라. 내가 어떻게든 열심히 노력해보겠다"며 "저예산이지만, 내가 너를 최고의 배우로 만들 거다. 나를 믿고 '기생춘'을 같이 해보자"고 설득했다.

결국 민도윤은 성공이 보장된 유명 감독의 작품 대신 김영희의 데뷔작을 택했다. 그는 "영희가 시나리오 이야기를 했을 때 그 친구의 마음이 와닿았다"며 김영희를 응원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채널A '아이콘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