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가수 이선희의 전국투어 콘서트 유치를 빌미로 수억원 상당의 돈을 투자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공연기획사 대표가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22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형사항소5-3부, 부장판사 이관형)은 최근 사기 혐의로 기소된 공연기획사 대표 A(45)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4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던 A씨는 지난 5월 보석청구가 인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2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이 나오며 실형은 면하게 됐다. 피해액을 변제해 합의를 이뤄낸 것이 양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2017년 11월께 피해자 B씨에게 "'2018년 이선희 전국투어 콘서트' 공연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려 하는데 7억원을 투자하면 공연수익의 35%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총 4억5000만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에게 "이선희의 소속사에 선지급할 24억원 중 10억원은 기업 투자를 받을 것이니, 나머지 14억 중 50%를 내 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실 공연에 대한 어떠한 약속도 받은 적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으로부터 10억원 투자를 받기로 한 사실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1심은 "A씨가 공연 유치를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공연 유치 가능성에 대한 A씨의 낙관적 판단은 막연한 추측이나 기대에 불과하다"라며 "A씨는 애초부터 돈을 공연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의도였다고 판단된다"고 봤다. 법원에 따르면 실제 이 돈은 짧은 기간 내 모두 A씨의 채무변제 등으로 사용됐다.

A씨는 "4억5000만원은 따로 B씨에게 요트를 매도하고 받은 매매대금일 뿐 공연과는 관련이 없다"는 등의 주장을 했으나 1심은 "B씨의 지급 내역에 이 돈이 공연에 대한 투자금이라는 취지의 기재가 있고, 요트 담보를 고려하더라도 B씨의 손해액은 2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2심은 "A씨가 B씨를 기망해 편취한 액수가 4억5000만원에 이르고, B씨 명의로 소유자명의등록된 요트를 고려해도 실질적 손해액이 2억원 이상인 점은 불리하다"라고 봤다. 다만 "2심에 이르러 A씨가 피해액을 변제해 B씨와 합의가 됐다"며 "A씨가 뒤늦게나마 범행을 자백하며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며 형을 줄여 선고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티브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