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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같은 작품"…'내가 죽던 날' 김혜수·이정은·노정의가 뭉친 이유 [종합]


2020. 11.04(수) 17:00

내가 죽던 날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가 '내가 죽던 날'에 끌린 특별한 이유를 전했다.

영화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제작 오스카10스튜디오)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4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박지완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죽던 날'은 태풍이 몰아치던 밤, 범죄 사건의 주요 증인인 세진(노정의)이 유서 한 장만 남겨놓은 채 외딴 섬 절벽 끝에서 사라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김혜수는 세진의 흔적을 추적하며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형사 현수 역을 맡았고, 이정은은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무언의 목격자 순천댁 역으로 분했다.

◆ '내가 죽던 날'의 여성 중심 서사

특히 '내가 죽던 날'은 최근 많아지고 있는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지완 감독은 "여성 서사를 해야지 하고 했던 건 아니다. 의도가 없었다. 관심이 있고 재밌을 것 같은 이야기를 그려내다 잘 어울릴 것 같은 캐릭터를 매치하다 보니, 여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영화가 됐다. 여성의 이야기라기보단 우리 모두의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지완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서로의 어려움을 바라볼 때만 찾을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 초점을 맞추려 했다"고 설명했다.

◆ "'내가 죽던 날', 김혜수께 빚을 많이 진 작품."

이어 박지완 감독은 세 배우를 캐스팅하게 된 비화를 밝히며 "김혜수 배우께 빚을 많이 졌다"고 해 의문을 자아냈다. 박지완 감독은 "작품의 특성상 캐릭터들이 김혜수 배우와 1 대 1로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많았는데, 김혜수 배우가 출연한다고 하니 대부분이 흔쾌히 출연하겠다고 해주셨다. 함께 촬영을 해보고 싶다더라. 이 영화는 배우님 덕분에 완성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를 들은 김혜수는 "저 역시 '내가 죽던 날'에 흔쾌히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며 "맨 처음에 제목을 봤을 때 마음이 뻇긴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운명같은 영화라 생각됐다. 시나리오를 점차 읽어가면서 더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마 시기적으로도 제 스스로가 드러내지 못했던 상처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힌 김혜수는 "그래서 자연스레 마음이 가지 않았을까 싶다. 덕분에 촬영을 하면서도 많은 위안을 얻었다. 촬영 현장에서도 따뜻한 연대감을 느꼈다"며 "제가 느낀 감정을 관객분들도 느끼게 될진 모르겠다. 다만 누가됐건 모두가 상처는 받으며 살아가지 않냐. 요즘 지치고 힘든 시기에 영화를 보시면서 조용한 위로를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김혜수X이정은X노정의의 디테일이 완성해 낸 '내가 죽던 날'

김혜수는 '내가 죽던 날'을 하며 초점을 맞춘 부분도 덧붙였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배우들뿐만 스태프들까지 진심으로 만났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다 같은 생각을 갖고 있더라. '이 글에서 느껴지는 진심과 진실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담아서 전달할 수 있을까' 그 마음 하나로 뭉친 것 같았다. 정말 한 마음이었고, 하나하나 섬세함을 놓치지 않고 잘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역시 김혜수의 말에 공감하면서 '내가 죽던 날' 속 순천댁 역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이정은은 "말을 할 수 없는 역할이다 보니 고민이 많이 됐다. 어떻게 하면 소리가 없음에도 관객분들이 집중하시고 영화를 보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의 진심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 면에서 잘 듣고 잘 반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마지막에 어렵사리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을 어떻게 표현할까도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힘들고 낯설게 나오는 소리를 표현하려 디테일하게 그려나갔고, 후시작업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전하면서 "목소리뿐만 아니라 필체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 대사가 없다 보니 말을 할 수 있는 게 필기뿐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노정의는 김혜수, 이정은 등 대선배와 함께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사실 두 분과 함께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오른쪽에 교장선생님이 두 분 계시는 느낌이었다. 부담이 많이 됐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선배가 나오는 작품에 누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부담이 들었던 것 같다"는 노정의는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부담보다는 이 연기를 통해 많이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에게 있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노정의는 자신이 맡은 세진 역이 "아무래도 쉽지 않다면 쉽지 않은 역할일 수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감정을 한순간에 모든 걸 잃은 어린아이의 아픔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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