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조작 피해자들의 명단이 공개된 가운데, 조작으로 피해를 본 연습생들의 ‘근황’에 누리꾼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피해 연습생들 일부는 원소속사에서 론칭했거나 기존에 소속돼 있던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고, 일부는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가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배우로 전향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도 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사건 관련 업무방해 및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준영 PD, 김용범 CP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에게 각각 징역 2년, 1년 8개월을, 이미경 보조 PD에게는 징역 2년, 연예기획사 관계자 5인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조작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프로듀스 101’ 시즌1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김수현, 서혜린이 탈락했다. 또한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는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성현우가 탈락했고, 4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는 강동호가 탈락했다.

시즌3인 ‘프로듀스 48’에서는 4차 투표에서 이가은과 한초원이 결과 조작으로 탈락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가은과 한초원의 '프로듀스 48' 최종 순위는 각각 5위, 6위였다. 데뷔조에 들어갈 수 있는 순위다.

시즌 4인 ‘프로듀스X101’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앙자르 디디모데가 탈락했고, 3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김국헌, 이진우가 탈락했다. 4차 투표에서는 결과 조작으로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이 탈락했다. 최종 순위는 구정모 6위, 이진혁 7위, 금동현 8위였다. 셋 역시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 활동이 가능한 순위권 연습생으로 드러났다.

재판 직후부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연습생 대부분이 주요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도 관련 글이 쏟아지고 있다.

조작으로 데뷔의 꿈을 잃거나 미뤄야 했던 이들의 현 활동 상황에 특히 관심이 모였다.

시즌1에서 탈락한 김수현은 배우로 활동 중이다. 40위권을 유지했고, 조별 공연 성적도 준수했지만 1차에서 탈락해 의아함을 자아냈던 연습생이다. JTBC ‘믹스나인’에도 출연해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웹드라마 ‘에이틴’에서 여보람 역을 맡으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역시 시즌1에서 1차 탈락한 서혜린은 ‘봄혜린’이라는 채널을 열고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시즌2 1차 투표에서 조작 피해를 입은 성현우는 함께 ‘프로듀스’ 시리즈에 출연했던 장문복과 그룹 리미트리스로 데뷔했다. 에이엠(A.M)이라는 예명을 사용하고 있다. 성현우는 이날 자신의 SNS에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많이 아쉽지만, 최선 다했다는 것 자체에 만족한다”는 심경글을 올렸다.

4차에서 탈락,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데뷔에 실패한 강동호는 곧바로 원 소속팀 뉴이스트로 복귀해 활동을 시작했다. 뉴이스트는 ‘프로듀스’ 시리즈의 수혜 그룹으로 꼽히며 국내외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시즌3인 ‘프로듀스 48’ 4차 투표에서 탈락한 이가은은 배우와 솔로 가수로 전향해 활동 중이다.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인 그는 최종 5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즈원 합류가 가능했던 순위다. 역시 6위로 데뷔조 합류가 가능했던 한초원은 다시 큐브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다만 아티스트 계약은 완료된 상태다.

조작 논란이 불거진 시즌4에서는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나왔다. 1차 투표 조작의 앙자르 디디모데는 에스팀 소속 모델로 활동 중인 상황이다. 3차 투표에서 투표수를 조작당한 김국헌은 그룹 비오브유로 데뷔해 활동 중이고, 이진우는 그룹 고스트나인으로 데뷔해 활동 중이다.



4차 투표 결과를 조작당한 구정모는 그룹 크래비티로 데뷔했다. 이진혁은 기존 그룹 업텐션 멤버이자 솔로 가수로 활동 중이고, 금동현은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가 활동을 준비 중이다. 금동현은 웹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도 했다. 세 사람은 각각 6위, 7위, 8위로 데뷔조에 들어갈 수 있는 순위였다.

한편 엠넷은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이번 판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피해를 입은 연습생의 명단이 공개된 것을 언급하며 “우리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 연습생 및 그 가족분들께도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라며 피해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엠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