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김정은이 올해로 데뷔 25년 차를 맞았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엔 변함이 없었다. 천천히 식어가던 열정과 자신감을 '나의 위험한 아내'가 다시 지펴줬다는 김정은이다.

지난달 24일 종영한 MBN 월화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극본 황다은·연출 이형민)은 사랑해서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결혼이라는 생활을 그저 유지하고만 있는 심재경(김정은)과 김윤철(최원영)의 이야기를 담은 부부 잔혹극이다. 심재경은 그저 한 남자의 사랑을 받는 '평범한 행복'을 꿈군 심재경 역으로 분했다.

김정은은 "작품을 쉬다 보니 가끔 드라마나 영화 속 열정적인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난 다시 저렇게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나의 위험한 아내'가 내게 열정과 자신감을 다시 지펴줬다. 매우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5월 중순부터 7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심재경이라는 인물로 살아왔다. 그래서 그런지, 솔직히 말하면 작품이 끝난 후에 찾아오는 허무감, 혼자만 느끼는 외로움, 배우로서 느끼는 우울감은 좀 있다. 물론 안 그런 척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복귀작이라 처음에 걱정도 많았고 긴장도 했었지만, 다행히 감독님, 작가님, 같이 했던 배우들, 편집실까지 내게 다양한 도움으로 빨리 캐릭터에 적응할 수 있었다"는 김정은은 "나중엔 내가 언제 쉬었었나 할 정도로 신나서 연기했던 것 같다. 여러 가지 악조건을 견뎌가며 마음 졸여가며 촬영을 해서 그런지,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다. 잘 견뎌준 모든 스태프들, 배우들께도 고마운 마음뿐이다"라는 고마움도 덧붙였다.


다만 김정은에 있어 심재경 역은 표현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캐릭터였다. 워낙 반전도 있고 잔혹한 면모도 있다보니 감정 이입이 쉽지 않았다고.

김정은은 "이런 고민들 때문에 주변 감독님들 작가님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며 "초반엔 그래도 여주인공인데, 나쁜 여자처럼 보이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도 있었다. 그리고 초반에 납치극을 연기하고, 남편과 경찰을 속이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납치극을 도와준 후배에게 죽으라고 하니, 각종 만행을 저지르는 여주인공에게 과연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이에 대해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시고 함께 고민했던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김정은은 "사실 재경이 벌이는 일들은 상상 속에나 존재할법한 이야기이다. 워낙 주도면밀해서 반전을 재밌어하실 거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어느 순간 너무 공중에 붕 떠있는 비현실적인 인물처럼 보일까도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3회 때는 심재경이 원래부터 그런 여자가 아니었었다는 설정을 부여하고 싶었다. 뭔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렸다는 느낌을 주려 했다. 그런 흑화 되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연기하려 노력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은 심재경 역을 더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원작의 힘도 빌렸다. 김정은은 "일본 드라마가 원작이라고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그전에 '곤 걸(Gone Girl)'이라는 책과 미국 영화가 있었다. 다만 결이 지금과는 좀 다르다"면서 "책과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이 납치극을 벌이다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영화에서 로자먼드 파이크가 연기한 에이미가 매우 에너지 있고 매력 있게 나오는데, 엄청난 일을 저지르면서도 너무나도 무심해 보여 더 강렬하게 보였다. 책 역시 디테일이 매우 좋아 여러 번 읽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김정은은 25년째 배우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소감도 함께 덧붙였다. 김정은은 "지난 25년은 내게 있어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다. 물론 거창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뒤돌아보면 내가 여배우로서 경험한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특별했고, 감사하고 또 감사했던 일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자취가, 그 사람 얼굴에 몸에 태도에 그대로 남는다고 믿는다"면서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25년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며 잘 살고 싶다.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뿌리깊은나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