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고(故) 김기덕 감독이 타지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 가운데, 한국 영화계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침묵엔 이유가 있었다.

평론가이자 영화 ‘기생충’의 영어 자막 번역가인 달시 파켓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에 대한 프로그램이 한국 TV에서 방송된 2018년 내 강의에서 그의 영화들을 가르치는 걸 중단했다”며 “누군가 실제 삶에서 그런 끔찍한 폭력을 사람들에게 저질렀다면 그를 기리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켓은 “그가 천재인지는 상관하지 않는다(그리고 그가 천재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영화 평론가 피어스 코란 역시 11일 페이스북에 “김기덕 감독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뉴스가 나올 때 그의 죽음에 험담하고픈 욕구를 억누르면서도, 그가 촬영장에서 행한 공포스러운 행위에 대한 언급 없이 위대한 예술가의 별세에 대한 애도가 수없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슬펐다”고 밝혔다. 콘란은 “영화에 대한 그의 공헌은 잊혀서는 안되겠지만, 그의 괴물과도 같은 성폭력의 희생자들 역시 잊혀선 안된다”고 피력했다.

이러한 영화계 인사들의 발언은 고 김기덕 감독의 생전 논란과 맞물린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2017년 자신의 작품에 출연한 여배우에게 베드신을 강요하고 폭언과 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2018년에는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이 여배우를 폭행하고 성폭행 했다는 주장에 제기돼 파문이 일었다. 고 김기덕 감독은 끝까지 이를 부인하며, MBC와 여배우를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지만 법원은 김기덕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11일 라트라비아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시신은 현지에서 화장된 뒤 국내로 옮겨질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MBC]

[정정보도문]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8. 6. 3. < 김기덕 감독, 성폭력 주장 ‘PD수첩’ 제작진 외 여배우A씨 고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30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였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고 보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 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