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세상을 떠난 아티스트를 그리워하는 법은 지난 음악들을 다시 듣고, 오래된 영상들을 다시 돌려보는 것뿐이다. 다시는 새로운 무대와 음악을 보고 들을 수 없다는 아쉬움이 늘 존재한다. Mnet 예능프로그램 '다시 한번'은 AI 기술을 통해 그 아쉬움을 반가움으로 만들었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다시 한번'은 대중들이 그리워하는 아티스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복원해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1회는 고(故) 터틀맨 편, 16일 방송된 2회는 고 김현식 편으로 꾸며졌다.

1, 2회는 모두 고인의 목소리와 모습을 복원하는 과정이 상세히 담겼다. 이 과정에서 가까웠던 가족, 지인, 뮤지션들이 모여 고인의 생전 모습을 추억했고, 고인과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쁨과 안타까움을 모두 줬던 고인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볼 수 있었다.

이 이야기의 끝은 고인의 모습과 목소리를 AI로 복원해 새롭게 꾸민 무대였다. 악보를 입력하면 어떤 가수의 목소리도 따라할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 고인이 현장에서 새롭게 노래를 부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고, 페이스 에디팅 및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고인이 실제 무대 위에 있는 것처럼 만들었다. 1회에서는 거북이 멤버들이 무대에 올라 신곡 '새로운 시작'을 열창하고 있는 가운데, 고 터틀맨의 홀로그램이 등장해 다른 멤버들과 춤을 추고 노래했고, 2회에서는 김현식이 생전의 모습처럼 하모니카를 불며 무대 위에 나타났다.


다시는 못 볼 것이라고 생각했던 고인이 한 순간에 무대 위에 등장하는 모습은 전율을 선사했다.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가족과 지인들은 눈물을 멈추지 못 했고, 시청자들 역시 고인을 다시 떠올렸다. 이에 방송 당시 터틀맨, 김현식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점령하는 등 이목을 모았다.

더불어 대중은 노래를 다시 꺼내들으며 고인을 회상했다. 실제 지니뮤직에 따르면 방송 이후 거북이 '비행기'의 스트리밍 수는 168% '빙고'는 246% 가량 증가했다. 지니뮤직 전혜미 디지털마케팅팀장은 "AI기술로 과거 우리 곁을 떠난 아티스트를 다시 생전 노래하는 모습으로 되돌리는 '다시 한번'으로 잊혀져 가던 고인 아티스트 음악세계가 재조명됐고, 방송이후 음원스트리밍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AI기술과 융합해 새롭게 탄생한 음악콘텐츠들이 대중들에게 주목받고 있어 음악업계는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AI 기술을 통해 고인의 무대를 지켜본 가족들은 모두 "보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또한 대중은 고인의 목소리가 담긴 예전 음원을 다시 꺼내듣는다. 다시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해소된 듯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리움은 더욱 커진 모양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net '다시 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