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을 통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던 송강이, 또 다른 넷플릭스 작 '스위트홈'으로 굳건한 입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송강에게도 '스위트홈'은 "행복한 추억 같은 작품"으로 남게 됐다.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극본 홍소리·연출 이응복)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송강은 트라우마가 있는 현수와 환영 속에 나타나는 현수, 1인 2역에 임했다.

송강은 먼저 '스위트홈'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를 회상하며 "어느 오디션이던 감독님들한텐 있는 그대로의 송강의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하는 편이다. 제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려 노력한다. 그래서 이번 '스위트홈' 오디션 때도 정말 담백하게 임했는데, 감독님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스위트홈'이 회당 제작비가 무려 30억 원이 투입된 넷플릭스의 대규모 작품이었던 바, 주인공 송강의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송강은 "처음엔 그런 마음이 없었는데, 300억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얘길 듣고 부담감이 심해졌다"고 인정하며 "더불어 '스위트홈'의 원작 역시 너무나도 인기가 많은 작품이기에, 그리고 저 조차도 원작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기쁘면서도 부담이 된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강은 "현수를 어떻게 하면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이 와중에 환영 현수는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어떻게 하면 환영 현수의 악함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다 그저 간단하게 생각하자고 마음을 먹었다"는 송강은 "은둔형 외톨이 현수를 표현할 땐 내 속에 있는 가장 내성적인 모습을 꺼내고, 환영 현수를 보여줄 땐 가장 악한 모습을 꺼내려 했다.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고 말했다.


송강은 현수를 그려나가며 더한 세밀한 디테일에 대해서도 말했다. 송강은 "현수가 은둔형 외톨이다 보니 왜소해야 했다. 어떻게 하면 키가 작아 보일 수 있을까, 덩치가 왜소해 보일 수 있을까 고민을 했고, 고민 끝에 더벅머리를 하고 있는 동안엔 어깨를 굽히면서 연기를 했다"며 "환영 현수의 경우엔 어떻게 하면 더 크고 사악하게 웃을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입꼬리를 찢으려 노력했던 것 같다. 또 인간 현수와 한영 현수의 호흡을 많이 연구하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송강은 "현수 역을 위해 다이어트도 했다. 처음엔 70kg였는데, 5kg 정도 감량해 65kg 정도까지 뺐다. 다만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다. 그저 그땐 감정에 대한 생각이 커서 힘듦에 대해 생각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노력하며 현수를 그려냈지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아쉬움도 남을 수밖에 없었다. "복합적으론 이번 변신에 대해 내가 내리는 점수는 75점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송강은 "최대한 내 안에 내성적인 모습을 끌어올리려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조금 더 내성적이게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아무래도 계속해 드라마를 찍으며 성장했던 게 있어서, 나중에 보니 아쉬움이 느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현수가 차 안에서 가족들에게 원망을 하는 신이 특히나 아쉽기도 하다"면서 "그 부분을 보면서 조금 더 상처받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그런 아쉬움 때문에 그 장면을 계속해 봤던 것 같다. 또 어떻게 하면 보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 보완점들을 생각하며 어제 일기장에 적기도 했다. 이런 톤으로 하면 어떨까, 이런 감정을 보여주는 건 어떨까 내용의 일기를 썼다"고 밝혔다.

이 말에 일기를 쓰는 그의 습관도 궁금해졌다. 송강은 "일기는 그날의 감정에 따라 쓴다. 연기에 대한 생각이 들 때면 연기에 대해, 기분이 좋으면 그런 기분들에 대해 쓴다. 한 해가 지나갈 때마다 스스로한테 편지를 쓰기도 한다. 내 생각들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이번에 '스위트홈'을 찍으면서는 감정에 대한 걸 많이 느꼈다. 내년엔 그런 감정을 더 자유롭고 깊게 표현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적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송강에게 '스위트홈'은 어떤 작품으로 남았을까. 송강은 "많은 걸 배운 작품인 것 같다"고 떠올렸다. 송강은 "현수라는 캐릭터가 아무래도 감정의 높낮이가 큰 캐릭터다 보니, 감정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 내면의 깊은 어두운 곳까지 들어갔기 때문에 자연스레 감정의 폭이 커진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송강은 "장르물이다 보니 개척을 하는 듯한 재미도 느꼈다"면서 "와이어 액션과 크로마키 안에서의 연기를 직접 하는 것도 처음이고, 괴물을 만났을 때의 공포감을 연기해보는 것도 처음이었기에, 부담보단 신선함으로 연기에 임했던 것 같다. 종합적으론 재밌는, 너무나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추억 같은 작품으로 남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해외 팬분들까지 '스위트홈'을 좋아해 주시니 너무나 감사하다"는 송강은 "사실 지금은 얼떨떨하고 잘 와닿지 않는 것 같다. 실감이 안 난다. 정말 내가 찍은 드라마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순위에 오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SNS를 보다 보면 외국 분들의 댓글도 많은데, 너무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