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배우란 인간의 다층적인 면모를 영원히 탐구해야 하는 직업일 테다. 데뷔 56주년, 윤여정의 연기는 켜켜이 층을 쌓으며 진화해왔다. 햇살 맑은 주말, 윤여정의 모든 것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다가왔다. 윤여정 특집 방송에 더불어, 이 아름다운 노년의 배우는 '기생충'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의 영예로운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오는 26일 밤 9시, 미국 현지 4월 25일(현지시각)에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국내 방송 OCN을 통해 향후 녹화 방송될 예정이다. 아카데미시상식(일명 오스카)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이기에, 많은 세계 영화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자리다.

배우 윤여정은 이번에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를 통해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미나리'는 이밖에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각본상 등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는데, 개중 윤여정은 국내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에 무엇보다 한국 팬들의 수상 여부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극중 윤여정은 손자를 위해 미국으로 이민 온 순자 역을 연기했다. 편안한 스타일의 한국 노년 여성을 연기한 윤여정은 영화 속에서 이질감 없이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데, 영화의 전반적인 톤과 메시지상 윤여정의 연기력은 동시에 해당 스토리라인에 민들레 홀씨 같은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를 줬다. 영화의 실질적 메시지와 미묘하게 어우러진 윤여정의 존재감이 세계 영화 전문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미 굴지의 현지 유수 사이트, 전문가들이 윤여정의 여우조연상을 여부를 긍정적으로 점쳤다. 수 십 명 투표에서 약 90% 득표율이 윤여정의 수상을 가리켰고, 현지 평론가들 역시 윤여정 수상이 유력하다는 귀띔이다.

국내 방송사도 조력을 보탠다. OCN은 윤여정 특집 주말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윤여정 전작들을 편성한 것인데, 윤여정이 소녀 감성을 지닌 70대 여인으로 분한 '장수상회'(2015)가 26일 오후 3시 30분, 이어서 항상 자식을 생각하는 애틋한 모성애를 연기한 '그것만이 내 세상'(2018)이 26일 오후 5시에 방송된다.

뿐만 아니라 오늘(24일) 오후 9시에는 OCN 윤여정 특집 방송 '윤스토리'가 방영된다. 해당 방송에서는 윤여정을 향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의 생생한 증언이 이목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순재, 이서진, 김영민, 이정재, 전도연, 문소리, 양동근, 봉태규, 송혜교, 한예리 등 배우들이 대거 윤여정의 존재를 밝히며, 그간 공개되지 않은 에피소드가 대거 공개된다. 윤여정 데뷔작 '화녀'(1971), '하녀' '죽여주는 여자' 등 그의 영화 속 연기 인생도 되짚어본다. 예능 '윤스테이'에서 호흡을 맞춘 나영석 PD 역시 찬조 출연해 윤여정의 A to Z를 전한다.

이 같은 윤여정을 향한 세간의 기대감은, 그가 배우로서 쌓아 올린 노력과 실력, 명망을 자연스레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물론, 방송계, 스태프들까지 전천후 배우로 활약해 온 그의 아름다운 면모를 입 바르게 칭송하는 상황. 데뷔 50주년 당시 내로라하는 국내 톱 배우들과 지난 세월을 자축한 그는 후배들의 귀감인 '범접 불가' 커리어우먼이기도 하다.

연기 인생 수 십 년 간 윤여정은 매 순간 성실했고 유능했다. 결국 글로벌 반열에 올라서며 현재 캐나다 등에서도 활동을 펼치게 된 그가 과연 아카데미까지 제패하게 될까.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아카데미를 '올킬'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과 퀄리티를 증명했다면, 이제 윤여정은 한국 배우의 사소한 매력까지 전 세계에 어필하는 메이드인코리아 예술인이다. 지금 이 순간, 누구도 윤여정의 성공과 오랜 연륜을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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