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파이프라인'이 색다른 소재와 유쾌한 스토리로 여름 극장가 저격에 나선다.

영화 '파이프라인'(감독 유하·제작 곰픽쳐스)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유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서인국, 이수혁, 음문석, 유승목, 태항호, 배다빈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파이프라인'은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 그들이 펼치는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 범죄 오락 영화다.

극중 서인국은 프로 도유꾼 핀돌이 역을, 이수혁은 대기업 후계자 건우 역을 연기하며 음문석과 유승목은 각각 프로 용접꾼 접새와 땅굴 설계자 나과장 역으로 분한다. 이 밖에 태항호와 배다빈은 각각 인간체굴기 큰삽과 감시자 카운터 역으로 변신한다.

◆ "도유꾼 소재, 색달랐다"

특히 '파이프라인'은 도유꾼이라는 국내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직업을 소재로 삼아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서인국은 "도유꾼 소재가 생소하긴 했다. 외국영화에선 본 적이 있지만 국내영화에선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이런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고 하시던데, 전 몰랐다. 이런 일이 있었나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도유꾼에 대해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신선했다"는 서인국은 "그래서 정말 욕심이 났다. 또 땅굴 안에서 펼쳐지는 일들이라는 점이 계속해 상상력을 자극했다. 읽으면서도 계속 기대가 됐던 대본이었다"라고 전했다.

유하 감독은 "우리 영화는 도둑들이 기발하게 기름을 빼돌리는 것에 포커스를 맞춘 게 아닌, 생면부지의 도둑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더 큰 악을 때려잡는가에 초점을 두고 만들었다. 그 팀플레이에 중점을 뒀다. 거기에 포커스를 두면 더웃 즐거운 관람이 될 것 같다. 송유관이라든지 설비들은 사진들을 통해 봤지만, 지하 땅굴, 드릴핀 등은 블랙코미디 요소로 넣어놨다. 상상하고 과장돼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 서인국x이수혁의 8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파이프라인'은 서인국과 이수혁의 8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나게 된 서인국은 "오랜만에 드리는 만큼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됐다. 하지만 유하 감독님과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 또 설레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핀돌이 캐릭터에 큰 매력을 느껴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인국은 "촬영하는 동안 굉장히 행복했다"면서 "사실 땅속에 있다 보니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힘들긴 했다. 하지만 스태프들과 배우분들이 계속해 웃으며 만들었던 작품이다. 재밌게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수혁은 "오랜만의 영화라 설레고 기분이 좋다"며 "영화로 인사드리게 돼서 행복하다. 감독님, 배우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고 전했다.

심지어 두 사람은 세 작품이나 함께했다고. 지난 2014년 '고교처세왕'에서 호흡을 맞춘 적 있으며, 현재는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서 함께 촬영에 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인국은 "세 작품 째 함께하는 중인데, 이수혁 씨가 캐스팅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서로 통화를 했다. 잘 부탁한다고 했다. 또 서로 잘 배우자고, 즐겁게 촬영하자고 했다. 촬영하는 내내 굉장히 많이 서로에게 의지했던 것 같다. 그리고 세 작품을 하다 보니 서로가 어떤 표정과 제스처를 봤을 때 무엇이 필요한지 캐치할 수 있게 됐다. 그런 부분들을 느끼고 존중하니 기분 좋게 촬영할 수 있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수혁은 "서인국이라는 사람은 제가 신뢰하는 배우이자 형이다. 작품마다 관계 설정이 매번 다르기 때문에 촬영하는 동안 서로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다. 본받을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라고 화답했다.

◆ 유하 감독이 서인국→배다빈을 선택한 이유

이어 유하 감독은 서인국부터 배다빈까지, 보기만 해도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 비하인드스토리도 들려줬다.

먼저 서인국에 대해서 그는 "사실 서인국 씨를 알게 된 건 좀 더 됐다. 비단길에서 다른 작품을 준비하던 와중에 알게 됐다. 다만 그게 투자가 안 됐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처음 서인국이라는 배우를 봤을 땐 잘 알지 못했다. 전 아주 꽃미남이 아니면 안 좋아하기 때문에 서인국 씨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처음 보는 순간 매료됐다. 사람은 실제로 만나봐야 하더라. 악동 같으면서도 아티스트 면이 있었다. 또 상남자 매력도 있었다. 매력이 있고 포텐이 많은 배우라 생각한다. 서인국이라는 배우가 지닌 매력과 헤어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파이프라인' 시나리오를 드렸고 고맙게도 해주겠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수혁 씨의 경우 건우라는 캐릭터와 딱 맞는다고 생각해 캐스팅하게 됐다"라는 유하 감독은 "극 중 건우가 몽상가적인 소시오패스다. 살짝 현실과는 동떨어져있는 느낌도 든다. 이수혁 씨는 판타지와 현실이 섞인 비주얼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이 잘 어울릴 것 같아 함께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하 감독은 음문석에 대해 "드라마 '열혈사제'를 보다가 굉장히 에너제틱한 배우가 탄생했구나 싶었다. 함께하고 싶어 출연 제의를 드리게 됐다"고 했고, "태항호 씨는 보자마자 그냥 큰삽이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배다빈 씨는 사실 제가 생각한 카운터 역할과는 잘 맞지 않았다. 현실을 살아가며 때도 묻은 여성으로 생각하며 그려냈는데, 배다빈 씨는 너무 청순했다. 정반대의 이미지였다. 다만 제가 느낌을 중시하는데, 처음 설현 씨를 봤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더라. 그래서 함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 "기억에 남는 영화되길"

기자간담회를 마치며 출연진 및 감독은 '파이프라인'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하며 극장 방문을 독려했다. 서인국은 "즐거움밖에 없었던 현장이었다. 그 분위기가 결과로 나와서 너무 즐겁다.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뿐이다"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이수혁은 "영화로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게 해주신 유하 감독님께 감사하다 고생하며 촬영했는데 드디어 개봉하게 되서 좋다. 즐겁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음문석은 "오래 연기를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성장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던 작품이다. 배우님들과 다 같이 연기하면서 모두가 함께하는 행복이라는 어떤 또 다른 의미를 깊게 새겨준 영화다. 모든 분들께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태항호와 유승목은 "사실 코로나19로 관람히 쉽지만은 않은 시기다. 다만 재밌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배다빈은 "'파이프라인'은 제게 있어 첫 상업 영화로 남을 텐데, 감독님과의 첫 만남이 잊혀지지 않는다. 여러분께도 그런 영화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많이 많이 봐주시길 바란다"고 바랐다.

한편 영화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