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드라마 판도가 바뀌고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펜트하우스'를 필두로 주 1회 편성 드라마가 늘어나고 있는 것. 그러나 주 1회 편성이 늘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다. 1주일에 단 한 번 시청자들을 만나는 만큼,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더 큰 매력 포인트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드라마 계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엔 월화·수목·주말 등 주 2회 편성의 미니시리즈가 당연시됐다면, 지금은 주 1회 편성의 드라마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주 1회 편성의 가능성을 연 건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매주 목요일만 방송됨에도, 탄탄한 전개와 높은 완성도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첫 회부터 6.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의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최종회에선 14.1%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tvN의 대표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심지어 스페셜 방송이 끝나고 진행된 유튜브 라이브에는 무려 30만여 명의 시청자가 몰리며 시리즈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시즌2 첫 방송도 아직 3주 넘게 남아있지만, 공개되는 티저마다 수십만 뷰를 기록하며 엄청난 화제성을 반증하고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성공에 이어 주 1회 편성을 선보인 드라마는 바로 KBS2의 금요드라마 '이미테이션'이다. 100% 사전 제작 형식으로 완성된 '이미테이션'은 최고의 아이돌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음원부터 무대, 그리고 대기실까지 디테일하게 구현해냈다. '과몰입'을 유발하는 음악방송 데뷔 무대와 음원 발매 등은 자연스레 마니아층을 형성시켰다.

타깃 시청자가 10대-20대인 것과 맞지 않게 밤 11시 20분에 편성돼 시청률 면에선 아쉬움을 남기고 있지만, 유튜브 등에 게재된 클립은 최고 140만 뷰까지 기록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기대작들이 주 1회 편성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선을 보이는 건 지난해 안방극장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지게 한 SBS '펜트하우스'다. '펜트하우스' 시즌3는 시즌1과 시즌2가 주 2회 편성한 것과 달리 한 주에 한 번만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이다. 한소희, 송강 주연의 JTBC 새 드라마 '알고있지만'도 매주 토요일 주 1회 편성을 확정 지었다.


이처럼 많은 드라마가 주 1회 편성을 선택하며 빠른 전개보단 완성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결과 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1회 편성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만은 아니다. tvN '빅 포레스트' '톱스타 유백이' '쌉니다 천리마마트', 올리브 '은주의 방' 등이 이러한 편성 방식에 시도했으나 실패를 맛본 바 있다.

'빅 포레스트'는 2.2%로 시작했지만 매주 하락세를 보이더니 최종회는 1.0%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톱스타 유백이'와 '쌉니다 천리마마트' 역시 2%대까지 시청률이 떨어지며 씁쓸한 끝 맛을 남겼다. 시청률 이탈의 가장 큰 원인은 주 1회 편성에 따른 느린 전개 속도였다. 또한 시청자들은 텀이 너무 길다 보니 흐름이 계속해 끊긴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어떤 매력으로 팬층을 형성해 마음을 붙잡아 두는 것이냐다. 실제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담담하고 서정적인 전개로, '펜트하우스'는 자극적인 연출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이미테이션' 역시 티파티와 샥스 등 극중 아이돌 그룹을 실제로 데뷔시키며 '과몰입'을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한방'이 없다면 실패는 불 보듯 뻔한 상태.

주 1회 편성을 선택하는 드라마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지켜볼 일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SBS '펜트하우스', JTBC '알고있지만', KBS2 '이미테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