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아역 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기까지 참 쉼 없이 달려왔다. 보여준 것보다 보여주고 싶은 것이 더 많다는 배우 김현수와 만났다.

17일 개봉될 영화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감독 이미영·제작 씨네 2000, 이하 '여고괴담6')는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가 학교 내 문제아 하영(김현수)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화장실을 발견하게 되고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다.

지난 2011년 영화 '도가니'로 데뷔해 다양한 작품에서 아역 배우로 활약했던 김현수. 성인이 되고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성인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런 김현수가 한국 공포 영화 명가 '여고괴담' 시리즈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스타 등용문'이라고 불리며 한국 공포 영화에 새 지평을 연 '여고괴담' 시리즈의 새 주연을 맡은 소감과 올해로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소감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시사회에서 영화 처음 보신 소감은 어땠나. 기대한 만큼 잘 나온 것 같은가.

A. 지난해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처음 보고 이번에 두 번째로 보게 됐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때랑은 편집이 되고 달라진 부분이 있더라. 하영이의 감정을 더 추가해서 보여주셔서 감사했다. 기대만큼 무섭기도 했고, 하영이의 감정이 보이게 돼서 좋았다.

Q. 최강희, 김규리, 공효진, 박한별 등 대선배들에 이어 '여고괴담' 주연을 맡은 소감이 궁금하다.

A. 해를 끼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부담감보다는 김서형 선배랑 촬영하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서 즐겁게 촬영했다.

Q. 공포영화는 두 번째다. 첫 공포영화 했을 때와는 달랐던 점이 있었나.

A. 제 첫 공포영화인 '무서운 이야기'는 옴니버스라서 잠깐 촬영을 했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장편으로 촬영하게 돼서 좋았다. 더 쉽거나 편했던 점은 없었던 것 같고 더 어려웠던 것 같다. 공포영화지만 하영이가 귀신을 보고 겁을 먹는 게 아니라 자신의 아픔에 집중돼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무서운 이야기' 때와는 다랐다.

Q. 하영이 어떤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는지 궁금하다. 또 실제로는 겁이 많은 편인지, 없는 편인지 궁금하다.

A. 하영이라는 캐릭터는 귀신을 보고 싶어 하지만 한 번도 못 보는 캐릭터여서 새롭다고 생각했다. 하영이가 과거에 받았던 상처 때문에 어른들에게 반항적인 모습들을 보여주는 거에 집중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는 겁이 많은 편이어서 공포영화는 거의 눈 뜨고 보지는 못한다.

Q. 이번 영화에서 친구의 죽음, 피해자이지만 가해자로 몰리는 상황 등 복잡하고 격한 감정들을 소화해야 했다.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고, 힘든 점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A. 감독님이 처음에 하영이가 피해자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선생님을 좋아해서 반항적이고 문제아처럼 보이길 바라셨다. 하영이의 아픔이 반전처럼 보이기를 바라셨다. 그래서 초반부에서는 하영이의 반항적인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셔서 거이에 맞추려고 했다. 제가 반항적이고 욕하는 연기가 처음이어서 잘 표현됐는지 모르겠다.

Q. 김서형 배우와 함께 호흡 맞춘 소감과 선배로서 김서형 배우는 어땠나.

A. 오디션을 보기 전에 선배님이 출연하신 '스카이캐슬'을 보고서 팬이 됐다. 언젠가 같이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작품으로 함께 하게 돼서 너무 기뻤다. 촬영하면서 선배님은 촬영장에서 어떻게 하시는지 대본은 어떻게 숙지하시는지 궁금해서 여쭤보기도 하고 즐겁게 촬영했다. 강한 캐릭터를 많이 하셔서 걱정됐는데 실제로는 너무 재밌고 좋으신 분이더라. 즐겁게 촬영했다.

Q. 김서형이 연기에 대해 조언을 해준 게 있었나. 또 배우고 싶은 점은 무엇이었나.

A. 현장에서 선배님 대본이 궁금했다. 대본에 줄을 어떻게 치는지 여쭤본 적이 있었다. 선배님은 전 장면과 뒤 장면을 계속 생각하면서 흐름을 어떻게 맞춰 연기할지 고민하신다더라. 또 선배님은 가만히 계셔도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넘쳐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모습과 현장에서의 노련함을 배우고 싶었다.

Q. 김서형 배우와의 호흡에서 받은 에너지, 영향이 있었나.

A. 하영이의 감정이 제일 격해지는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에서 선배님의 에너지와 카리스마를 받아서 현장에서 연기했던 기억이 있다.

Q. 김서형 배우는 세트인 걸 알면서도 겁이 나서 눈물을 흘렸다고 하더라. 세트장 촬영하며 무섭지는 않았나.

A. 폐교에서 촬영할 때는 무서웠다. 깜깜한 곳에서 촬영을 해서 무서웠다. 같이 촬영했던 최리 언니가 너무 깜깜해서 촬영하다가 계단에서 넘어져서 다친 적이 있어서 놀라기는 했었는데. 그런 사고 말고는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다. 귀신을 본다거나 하는 그런 에피소드는 없었다.

Q. 실제 고등학교 시절에 모범생이었을 것 같다. 이번에 반항아 연기를 하면서 시원하지 않았나. 혹은 어려움을 느꼈던 점이 있었나.

A. 저는 하영이랑 되게 달랐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 생활을 하느라 학교를 종종 빠졌던 탓에 학교 가는 날에는 더 열심히 참여하려고 했었다. 다행히 선생님들도 잘 챙겨주셔서 즐겁게 다녔다. 반항아 연기를 했지만 생각보다 시원하거나 그렇지 않고, 평소 욕을 안 하고 살아서 욕 하는 연기가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반항아 연기였지만 시원하지는 않았다.

Q. 교복 입은 여학생으로 이 영화를 촬영한 뒤에 '펜트하우스'를 한 셈인데 여고괴담이 끼친 영향이 있나.

A. '여고괴담' 촬영을 하고 1년 후에 들어간 작품이라 크게 영향을 끼친 건 없었다.(웃음)

Q. 2년 전에 촬영한 걸로 들었는데 그 당시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연기를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 등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

A. 지금 '펜트하우스' 시즌 3을 하고 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한 캐릭터를 되게 오랫동안 하다 보니까 캐릭터의 한 모습에 집착하지 않고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전보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한 모습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고 깊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Q. 학생 역을 벗어나 성인 역으로서도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많을 것 같다. 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가 있다면?

A. 항상 교복 입는 역을 해와서 교복을 벗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장르 같은 거는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비밀의 숲'을 인상 깊게 봤는데 변호사나 검사, 경찰 역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

Q. 올해로 데뷔 10주년이 됐는데 기분은 어떤가.

A. 벌써 10년이 됐다는 게 안 믿긴다. 10년이 돼도 배워야 할 것도, 부족한 게 너무 많다. 항상 배우고 있다. 10주년 참 오래됐다. 이상하다.

Q. 배우로서 터닝포인트는 언제라고 생각하나.

A. 저는 지금인 것 같다. '펜트하우스'를 하면서 '여고괴담 6'도 개봉을 하고, 데뷔 10년이라고 하니까 제가 지금껏 해왔던 연기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도 되는 시기인 것 같다.

Q. 배우 김현수로서 고민이 많다고 했는데, 어떤 고민인가.

A. 배우로서는 한 작품을 오래 하다 보니까 저의 연기가 계속 같아 보이지는 않을까 고민을 하게 된다. 배우가 아닌 저로서는 올해 22살인데 앞으로 어떻게 삶은 해쳐나가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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