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 '방법: 재차의'와 원작 드라마 사이에 차이점이 있다면 단연 '재차의'라는 소재다. 재차의는 액션부터 서사까지, 러닝타임 내내 종횡무진 활약하며 연신 눈을 즐겁게 한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방법: 재차의'(감독 김용완·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在此矣)'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미스터리한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로, 지난해 인기리에 방송된 tvN 드라마 '방법'의 스핀오프다.

'방법: 재차의'의 제작진은 드라마와 같다. 김용완 감독이 연출을, 연상호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그러나 '방법: 재차의'는 드라마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풍긴다. 한국 전통 설화 속 요괴를 토대로 새롭게 만들어낸 재차의라는 소재 때문이다. 기존 '방법'이 오컬트적 면모가 강한 작품이었다면, '방법: 재차의'는 좀비 액션에 가깝다. 그렇기에 기존 '방법'의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하던 팬들은 조금은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방법: 재차의'는 그만의 독보적인 매력으로 관객의 흥미를 유발한다.

일단 재차의라는 소재가 신선하다. 재차의는 여타 작품 속 좀비들과 달리 인지능력이 있고 부여된 임무가 있다. 때문에 그저 사람을 물어 감염을 시키고 병을 확산시키기보단, 정해진 목표만을 보고 전술적으로 다가간다. 자신의 임무를 끝내고 나선 먼지처럼 소멸할 뿐이다. 이런 소재 특성 덕분에 만들어진 명장면들도 있다. 재차의 수십 명이 마치 한 몸이 된 듯 한곳을 향해 바라보고, 또 달려가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입이 떡 벌어지게 한다.

차량 추격신 역시 '방법: 재차의'의 자랑 중 하나다. 이 역시 재차의라는 소재 덕분에 빛을 발했다. 특히 터널 속에서 펼쳐지는 추격신은 단연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재차의가 탄 수십 대의 택시가 목표를 좇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아찔해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영화화되며 변화를 맞은 건 이뿐만이 아니다. 스토리 전개 속도도 더 빨라졌다. 기존 드라마 역시 12부작으로 비교적 짧은 호흡을 갖고 있었지만, 영화는 필요 없는 부분을 모두 덜어내 109분의 러닝타임 동안 모든 걸 담아냈다. 동시에 제작진은 원작 드라마를 보지 않은 관객들도 배려했다.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엄지원(임진희)과 백소진(정지소)의 관계를 짧고 굵게 설명하는 것은 물론 메인 스토리도 처음 보는 사람도 쉽사리 이해할 만큼 심플하게 구성한 것이다.


다만 사람과 재차의가 펼치는 액션만큼은 조금의 아쉬움을 남긴다. 철저하게 합을 맞춰 완성된 액션이라기보단 각종 화려한 효과들만 가득한 눈속임에 불과하다. 드라마 엔딩에서 자취를 감춘 방법사 백소진은 3년 만에 각종 술법과 무술을 익힌 채 엄지원 앞에 등장한다. 때문에 다소 조용히 대상을 처리했던 과거와 달리 백소진은 직접 재차의와 맞붙는다. 그러나 이를 액션이라고 부르기엔 다소 빈약한 부분이 있다. 패스트 모션 효과와 조명을 통해 속도감 있는 액션을 연출하려 했지만 과한 깜빡임에 피로도만 쌓인다. 마치 타격감 없는 '맨 오브 스틸'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처럼 '방법: 재차의'는 재차의라는 신선한 소재를 적절히 잘 사용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액션은 아쉽지만 추격신의 높은 완성도가 이를 보완한다. 스토리 역시 원작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쉽사리 이해될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어 엔딩까지 높은 몰입도를 이어간다. 재차의라는 신선한 소재와 지루함 없는 스피디한 전개로 원작 팬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을 '방법: 재차의'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방법: 재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