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안기부 미화 및 민주화 운동 폄훼 등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송 전부터 수차례 구설수에 오른 '설강화'가 첫방 일자를 확정 지었다. 여전히 방송사와 대중 사이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설강화'가 본 방송을 통해 논란을 지우고 오명도 씻어낼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JTBC 측은 5일 공식 입장을 통해 "새 드라마 '설강화:snowdrop'(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 이하 '설강화')가 오는 12월 첫 방송된다"고 밝혔다.

'설강화'는 JTBC의 대표작 'SKY 캐슬'의 유현미 작가와 조현탁 감독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시놉시스가 일부 공개되며 여론은 180도 뒤집혔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과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 준 여대생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는다.

이 가운데 한 누리꾼은 지난 3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설강화'의 촬영을 중지시켜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설강화'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2회 만에 종영한 SBS '조선구마사'와 같이 역사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며 "'설강화'는 설정이라는 핑계 아래 안기부의 미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정해인이 맡은 명문대생 역할이 사실 남파 간첩이라는 점과, 지수가 연기하는 '은영초' 역이 민주화 운동에 실제로 투신했던 천영초를 연상케 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해당 청원은 한 달도 되지 않아 청와대의 답변을 요구할 수 있는 20만 청원 참여 인원을 돌파할 정도로 공개와 동시에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JTBC는 두 차례에 걸쳐 해명문을 작성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은영초'의 이름 역시 '은영로'로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JTBC는 먼저 '설강화'가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아니"라고 반박하며 "해당 드라마는 19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의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다. 현재 논란은 미완성 시놉시스의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되며 벌어진 것이고, 논란이 된 내용은 '설강화'가 담고 있는 것과도 다르다"라고 전했다.

이어 JTBC는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도 아니다. 배경과 주요 사건의 모티브는 민주화 운동이 아닌 1987년 대선 정국이다. 여주인공 이름은 천영초 선생님과 무관하지만 수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JTBC는 적극적으로 해명에 임했지만, 여전히 '설강화'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싸늘할 뿐이다. 한 가구 업체는 대중의 차가운 반응에 '설강화' 측에 협찬 철회를 요청했을 정도. 과연 '설강화'가 JTBC 측의 해명처럼 오해의 여지 없는 스토리와 짜임새 있는 연출들로 여론을 또다시 뒤집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설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