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MBC가 뒤늦게나마 참회의 뜻을 전하며 용서를 구하고 있다. MBC를 다시 한번 믿어볼지 말지는 온전히 시청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는 상태다.

MBC는 지난 6개월간 예능 및 스포츠 가릴 것 없이 크고 작은 논란들로 연달아 구설수에 올랐다. 먼저 7월엔 MBC 2020 도쿄 올림픽을 중심으로 개막식 중계방송 사진 및 문구 논란, 인터뷰 자막 논란 등이 불거졌고, 8월엔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 왕따 논란이 화두에 올랐다.

특히나 기안84 관련 논란은 3개월째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을 괴롭히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SNS 및 커뮤니티에는 '나 혼자 산다' 보이콧 선언이 잇따르고 있고, 여전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비난의 댓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 이런 반응은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이 자초한 것이기도 하다. 당시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해명 요구가 지속됐음에도 1주일간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도 여론이 잠재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그제야 새벽에 짧은 입장문을 게재했다. 이런 안일한 대처는 시청자들의 분노를 사그라뜨리긴커녕 오히려 불을 지피는 원인이 됐다.


결국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물론 MBC 조차도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뒤늦게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기 시작했다. 시작은 연출을 맡고 있는 허항 PD의 인터뷰였다. 8주년 맞이 인터뷰라곤 하지만 실상은 사과를 위한 기자회견에 가까웠다. 이날 허항 PD는 "발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해 죄송하다"라며 "앞으로는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더 견고히 만들어 더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MBC 측 역시 시청자위원회와의 만남을 통해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전진수 MBC 예능기획센터장은 기안84 왕따 논란이 왜 불거졌는지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당시 제작진은 전현무와 기안84가 먼저 여행지로 출발하되, 나머지 멤버들이 후발대로 깜짝 등장하는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 무렵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발효되며 계획이 어긋났고, 결국 여러 가지 우려가 되는 상황으로 인해 계획을 취소했다고.

이와 관련 전 센터장은 "잘못된 결정이 나온 것에 대해 제작진도 가슴 아파하고 있다. 당시 아이템 자체를 취소하거나 기안84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촬영했다면 이런 비난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깜짝 서프라이즈라는 콘셉트만 유지하고 나머지 출연자들의 출발을 취소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안84의 엉뚱한 점을 좀 더 살리고 싶었던 게 당시 제작진의 판단이었지만 그 부분에서 생각이 깊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전 센터장은 늦장 대응 및 성의 없는 사과문에 대해서도 "문제 발생 후에 공식 사과문을 냈는데 그것 역시 너무 형식적이고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프로그램에 쏟아진 비난과 관련된 의견이기에 더욱 가슴 아프게 새겨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MBC는 뒤늦게나마 제대로 된 사과와 문제가 불거진 원인 등을 밝히며 시청자들에 용서를 구했다. 이를 받아줄지 말지는 온전히 시청자들에 달렸다. 과연 MBC가 이번 사태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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