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드웨인 존슨, 라이언 레이놀즈, 갤 가돗까지. 어떤 감독이 와도 이 라인업이면 됐겠다 싶겠지만, 애석하게도 로슨 마샬 터버 감독은 그걸 해내지 못했다.

12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레드 노티스'(감독 로슨 마샬 터버)는 FBI 최고 프로파일러와 국제 지명 수배 중인 미술품 도둑과 사기꾼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대담무쌍한 사건을 다룬 액션 스릴러다.

'레드 노티스'는 출연진 라인업만으로도 영화 팬들의 시선을 끈다. '쥬만지: 새로운 세계'의 드웨인 존슨을 시작으로, '데드풀'의 라이언 레이놀즈와 '원더 우먼'의 갤 가돗까지, 할리우드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은 모두 모였다. 심지어 이들이 스파이물을 찍는다니, 기대가 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결과물은 기대에 반도 못 미칠 정도로 만듦새가 아쉽다. 가장 문제인 건 스파이물, 케이퍼물의 매력 중 어느 것도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작품의 장르적인 매력이 살아나지 않는데, 다른 부분은 말해 무엇하나 싶다. 스파이물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분간할 수 없는 모호함에서 오는 긴장감이라 할 수 있다. 일례로 '007' 시리즈가 그 부분을 잘 살려내 호평을 받았지만 '레드 노티스'에서는 어떠한 서스펜스도 느껴지지 않는다. 실없는 유머, 개연성 없는 반전 전개에 쓸데없이 힘을 준 까닭이다. 재밌지 않은 유머들의 남발로 극의 텐션은 느슨해지고 후반부에 등장하는 반전은 설득력이 부족하니 그 효과가 미미하다.

그렇다고 케이퍼 장르의 매력을 잘 살렸나 싶지만 그것도 아니다. 하이스트 장르 특유의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극 초반 FBI 프로파일러 존 하틀리(드웨인 존슨)는 일련의 사건들에 휘말리며 클레오 파트라의 알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도둑 놀런 부스(라이언 레이놀즈)와 다시 한번 클레오파트라의 알을 훔쳐야 하는 상황. 이 과정에서 케이퍼 장르의 매력이 살아나나 싶지만 예상보다 수월하게 계획에 성공해 맥이 풀리게 한다.

이 가운데 배우들의 '케미'는 어느 작품 못지 않게 좋아 더 아쉽기만 하다. 특히 드웨인 존슨과 라이언 레이놀즈가 완성하는 브로맨스는 다른 작품에서 또 보고 싶을 정도로 위트가 넘친다.

이처럼 '레드 노티스'는 장르가 가진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긴다. 열연한 배우들이 아까울 정도다. '레드 노티스'가 넷플릭스 구독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넷플릭스 '레드 노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