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가수 나훈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뚫고 콘서트를 진행했다. 아직 확진자 발생 여부 등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부정 여론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콘서트를 예정대로 강행했다는 점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나훈아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부산 벡스코 제1 전시장에서 ‘나훈아 어게인(AGAIN) 테스형’ 콘서트를 열었다.

일 2회, 총 6차례 열린 이번 콘서트에는 회당 4000명씩 총 2만4000여 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상황 속 대규모 공연이 열리며 누리꾼의 이목이 쏠렸다.

준비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던 공연이었다. 지난 8월 개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부정 여론까지 겹치며 잠정 연기됐던 공연이 ‘위드 코로나’와 함께 재개된다는 점에서 우선 관심이 모였다. 지난달 16일 예매 시작 15분 만에 전석이 매진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공연 전 코로나19 신종 변이로 드러난 오미크론이 국내 유입되고,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며 또다시 부정 여론이 형성됐다. 다수가 한 공간, 그것도 실내 공간에 모인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이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 듯 콘서트 주최 측은 백신 2차 접종 완료자와 48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 확인서 등을 지참해야 하는 방역패스 적용은 물론, 거리두기 좌석제, 함성 금지 등 방역 수칙을 지켰음을 강조했다.

나훈아 역시 공연 내내 구호, 함성, 합창 등 전염 가능성이 높은 행위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 관람 관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관람 후기를 전하며 이와 같은 나훈아의 ‘부탁 사항’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 내, 특히 부산 지역의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며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방역지침이 강화되며 다시 불편을 감수하고 거리두기에 협조하는 이들이 늘어난 가운데,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유명인이 이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예정된 공연은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내비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는 지역이다 보니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물론, 공연을 예정대로 열 수밖에 없는 나훈아의 상황을 이해하는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관객들의 관람평에 따르면 나훈아는 공연 내 관객들에게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공연을 강행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했다.

그는 노래 중간 관객과 소통하며 “코로나19 이후 콘서트 관계자들이 힘들어한다. 내가 이걸 조심히 잘 해내면 다른 사람들도 조심해서 잘 하지 않겠나”라며 공연업계 종사자들의 생계를 위해 자신이 총대를 메고 있음을 전했다.

나훈아의 말처럼, 코로나19 이후 공연계 종사자의 대다수가 ‘도산 위기’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 방역지침이 급변할 뿐 아니라, 대중음악 공연에 대한 차별 아닌 차별이 계속되며 공연 제작사뿐 아니라 무대 설비, 음향, 조명 스태프 등이 기약 없이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 일부는 다른 직업을 병행하며 생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연계에서는 나훈아의 콘서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확진자 없이 공연히 완료될 경우, 침체 된 공연 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높은 백신 접종률과 함께 마스크 없이 대중음악 공연장 문을 연 해외 사례들을 예로 들며, 나훈아급 대형 가수의 공연 성공이 업계에 미칠 긍정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도 역시 코로나19 확산세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임에는 동의하고 있다. 연말 이후 확산세가 더 거세질 경우, 내년 계획하고 있는 공연들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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