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방송 전부터 다양한 논란에 휘말렸던 '설강화'가 베일을 벗는다.

JTBC 새 토일드라마 '설강화 : snowdrop'(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 이하 '설강화')의 제작발표회가 16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조현탁 감독, 정해인, 지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재독 교포 출신 대학원생 수호(정해인)와 그를 감추고 치료해 준 호수여대 영문과 영로(지수)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날 조현탁 감독은 먼저 '설강화'의 기획 의도와 제목이 지닌 의미에 대해 말했다. 그는 "'설강화'는 유현미 작가님께서 굉장히 오랫동안 준비해오신 기획이다. 2008년도에 정치범 수용소에 있던 한 탈북자의 수기를 보시고 처음 영감을 떠올리셨다더라. 작가님 본인도 80년대 기숙사를 다니면서 비슷한 경험을 갖고 계시기도 하셨다. 이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목에 대해선 "드라마가 기획 단계부터 시시각각 계속 변화해 나가지 않냐. 그런 것처럼 제목도 계속 변화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설강화는 눈을 뚫고 피는 꽃으로 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상징한다. 옆에 계신 해인 씨 지수 씨가 기숙사 안에서 감당할 수 없는 무지막지한 사건과 사고를 경험하는데 그 혹독함 속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설강화라는 제목이 담고 있는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조현탁 감독은 '설강화'만의 차별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표면적으론 87년도 시대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 사이에 서스펜션과 액션 스릴러 소재도 있다. 너무 적재적소에 잘 버무려져 있다. 창작자 입장에서도 굉장히 독특하고 희한한 경험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정해인X지수를 캐스팅 한 이유

그렇다면 조현탁 감독이 '설강화'의 주인공으로 정해인과 지수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현탁 감독은 "정해인 배우의 경우 출발 단계부터 함께하고 싶었던 분이었다. 시놉시스를 만들 때부터 정해인 씨를 우선 염두 해서 캐스팅 작업을 진행했다. 사실 정해인 씨께 콘택트를 했는데 한 번 까였었다. 이후 꼼꼼히 준비해서 다시 엉겨 붙었는데 그땐 고맙게도 승낙을 해주셨다. 그날이 '설강화'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날 중 하나이지 않나 싶다"라고 솔직히 밝혔다.

지수의 캐스팅 비화에 대해서는 "작가님과 오랫동안 '설강화'를 준비했지만, 사실 모든 캐릭터가 각각 어떤 인물인지는 끝까지 알 수 없는 것 같다. 배우가 와야 캐스팅이 완성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다 어떤 자리에서 우연치 않게 지수 씨를 만났는데 '저분이 영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찰나에 결정됐다. 만나자마자 '이 작품은 무조건 해야 한다'며 지수 씨를 설득했다"고 전했다.

정해인과 지수 역시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들려줬다. 정해인은 "감독님과 작가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계속해 예측불가한 전개가 펼쳐지는 구성이 재밌었다. 또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강한 확신이 들었다. 현장에서 같이 작품을 만들면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에게 완전한 믿음을 주시기도 했다"고 조현탁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지수는 "제가 연기할 영로라는 친구에게 끌렸던 것 같다. 영로가 밝고 매력 있는 친구이지 않냐. 하지만 순탄한 삶만 살아온 인물은 아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밝고 맑은 에너지만 사람들에게 주려는 모습이 배울 점이 많다고 느껴졌다. 이렇게 밝은 에너지를 많은 사람들께 나눠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끌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 블랙핑크 멤버가 아닌 배우 지수의 첫 연기 도전

특히 지수는 '설강화'를 통해 첫 연기 도전에 나서게 됐다. 지수는 "첫 도전이다 보니 긴장도 되고 많이 떨렸는데 막상 현장에 가니 진짜 영로가 된 기분이었다"라며 "모두가 잘 챙겨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 아무래도 함께하는 신이 가장 많았다 보니 정해인 선배가 가장 많이 도와주셨다. 캐릭터의 감정에 대한 고민도 함께해 주셨다. 처음이다 보니 제가 어떻게 나오는지도 모르고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선배님께서 배려를 해주신 덕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다른 선배 배우분들도 신이 끝날 때마다 모니터링을 함께해 주시고 팁도 많이 주셔서 즐겁게 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지수와 함께 로맨스 호흡을 맞추게 된 정해인은 지수의 연기를 본 소감에 대해 "매 촬영마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호흡이 너무 좋았고 또 감독님이 어떤 디렉션을 주시면 바로 이해하고 표현해냈다. 쉽지 않은데 그걸 잘 구현해 내더라. 영로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보니 영로 주변에 인물들이 많다. 그런데도 중심을 잘 잡아줬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옆에서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을 지켜본 조현탁 감독 역시 "자기 일에 순수하게 몰입한 사람한테는 정말 빛이 난다. 두 분은 정말 자신의 캐릭터와 일에 대해 순수하게 몰입돼 있는 분들. 이런 분들만 할 수 있는 연기가 있는데 촬영하는 내내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첨언했다.


◆ "책임감 갖고 작품 만들고 있다, 방송 통해 확인해 주시길"

그런가 하면 '설강화'는 방송 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 안기부 미화 논란 등 다양한 의혹에 휘말리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편성 중단을 요구하는 이도 생길 정도. 이와 관련 조현탁 감독은 "'설강화'에 대한 작품 설명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설강화'는 198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당시의 시대 상황인 대선 정국, 군부 정권을 제외하곤 모든 설정이 다 가상의 창작물이다. 창작의 이유는 수호와 영로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포커싱 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목적은 없다. 물론 탈북자의 수기로부터 시작했기에 소재 안에 북한에 대한 언급이 들어가 있긴 하다. 하지만 정치적이나 이념적으로 봐주시진 않으셨으면 한다. 북한이라는 것보단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를 깊고 밀도 있게 들여다보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현탁 감독은 "초기에 어떤 문구 몇 개가 밖으로 유출되고 그것이 자기들끼리 조합을 이루면서 받아들이기 힘든 말들이 많이 퍼지게 됐다. 또 그런 것들이 기정사실화되고 기사화되면서 여러 가지를 느꼈다. 물론 관리에 소홀했던 제작진의 책임도 있다. 이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저도 3년 만에 작품을 하는 것이고 작가님도 굉장한 책임감과 사명을 갖고 계신다. 창작자들이 어떤 작품에 임할 때 굉장히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작품을 만든다는 걸 꼭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여러분들이 걱정할 만한 부분들은 나오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방송을 직접 봐주시고 확인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설강화'는 18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