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소재는 좋지만 전개 방식은 산만하고 난해하다. 여기에 등장인물이 너무나도 많다 보니 혼란스러움은 배가 된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기에 더 아쉬움이 남는 '트레이서'다.

MBC 새 금토드라마 '트레이서'(극본 김현정·연출 이승영)가 7일 밤 첫 방송됐다. '트레이서'는 누군가에겐 판검사보다 무서운 곳 국세청,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에 굴러온 독한 놈의 물불 안 가리는 활약을 그린 통쾌한 추적 활극.

이날 방송에서는 아버지 황철민(박호산)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은 물론, 국세청을 뒤바꿔보려 조세 5국에 팀장으로 입성한 황동주(임시완)의 모습이 그려졌다.

스토리 자체는 흥미로웠다. '38사기동대' 때 와는 다른 느낌으로 국세청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흥미를 유발한 것. 여기에 미스터리한 황철민(박호산)의 죽음 및 막대한 양의 세금을 탈루한 탈세자를 잡아내는 과정이 유쾌하게 담기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황동주가 망치를 써 양영순 회장의 숨겨놓은 자금을 찾아내는 장면은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지게 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주인공 역할을 맡은 임시완은 자신을 두고 홀로 교도소로 가버린 아버지를 향한 원망부터 복수를 다짐하는 모습, 그리고 돈을 받아내기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도 개의치 않는 능글맞은 황동주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중앙지방국세청장 인태준 역의 손현주와 조세5국 과장 오영 역의 박용우도 겉으론 황동주를 지원하는 듯 하지만 어두운 속내를 가진 캐릭터를 연기해내며 극에 긴장감을 톡톡히 불어넣었다.


다만 전개 방식은 좋은 소재와 배우들의 호연에 비해 아쉬움을 남긴다. 다소 산만하게 스토리를 풀어내며 익숙지 않은 국세청 소재를 더 어렵게 느껴지게 했다. 이유는 극의 중심이 되는 황동주의 배경이 너무 많이 바뀐 탓이다.

황동주의 배경은 1회에서만 세 번이나 바뀐다. 회계사무소에서 잘나가던 시절로 시작해 복수를 다짐하며 남주 지방국세청에 입성, 이후 조세 5국까지 진출한 것.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계속해 새 캐릭터와 문제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아직 황동주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대주 일보 기자 김석민, 황동주의 친구 김영태 등 스토리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캐릭터들이 연달아 등장하고 전개 형태도 선형적이지 않다 보니 시청자 입장에선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옷소매 붉은 끝동'의 후속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은 매력이 느껴지기보단 아쉬움이 더 큰 '트레이서'다. 과연 '트레이서'가 전작의 인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트레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