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교제하던 여성을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 등을 불법촬영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을방학 출신 가수 정바비(본명 정대욱)가 첫 공판에서 일부 폭행을 인정했다. 다만 불법촬영 혐의는 동의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서부지법(형사6단독) 김성대 부장판사는 1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정바비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정바비 측은 이날 재판에 앞서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공소사실 중 뺨을 때리고 오른팔을 잡아당긴 부분만 인정한다"라며 폭행 일부를 일정했다. 하지만 "동영상 촬영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의를 받았다"라며 불법성은 부인했다. 이날 공판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정바비는 가수 지망생 송 모씨와 교제하던 중 송씨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송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다 지난 2020년 4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유족과 지인들은 송씨가 정바비와 교제하던 중 "불법 촬영과 성폭행을 당했다"며 괴로워했다고 폭로하는 한편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정바비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관련 증거를 확보했으며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정바비를 기소했다. 하지만 강간치상 혐의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정바비를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정바비는 "경찰 소환 조사를 받고 고발 내용이 하나부터 열까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차분히 밝히고 왔다. 조만간 오해와 거짓이 모두 걷히고 사건의 진실과 나의 억울함이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등의 심경을 고백했다.

그러나 송씨 측에서 검찰의 결정에 반발해 항고하면서 불법 촬영 부문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두 번째 피해자 A씨가 등장, 폭행 및 불법 촬영 혐의로 정바비를 고발하면서 다시 한번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불법 촬영된 영상이 무더기로 발견돼 충격을 줬다.

경찰은 정바비가 A씨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사실도 확인하고 불법 촬영과 폭행 혐의로 검찰에 넘겼고, 결국 정바비는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됐다.

정바비의 2차 공판은 오는 3월 23일 오후 3시 진행될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가을방학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