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종영을 단 하루 남겨놓고 결방하는 드라마가 어딨을까. 올림픽 중계가 있거나 편집이 덜 끝났다면 이해는 되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몰입도가 중요한 작품인 만큼 이번 '한 사람만' 결방을 향한 팬들의 아쉬움은 더 큰 상황이다.

7일 방송 편성표에 따르면 JTBC 월화드라마 '한 사람만'(극본 문정민·연출 오현종) 15회는 이날 방송되지 않는다. 매주 월요일 밤 9시 방송되던 예능프로그램 '싱어게인 시즌 2-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2')의 편성이 기존보다 한 시간 밀린 밤 10시로 변경된 여파다.

본 방송에 앞서 밤 9시에는 '싱어게인2' 올어게인와 톱10 합격자들의 무대를 몰아보는 '싱어게인2 다시보는 올어게인' 특집이 전파를 탄다. 이에 따라 밤 11시 방송 예정이었던 '한 사람만'은 휴방하며, 8일 밤 10시부터 15회와 16회가 연속 방송된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계 때문도 아니고, '싱어게인2' 편성 변경에 의한 것도 아닌 특집 편성에 의해 결방을 맞게 된 것이다.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최종회 편집도 이미 마무리된 상황이라고. 4회부터 지금까지 11회 연속 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지만, 마치 드라마를 포기한 듯한 JTBC의 행보는 애청자들을 실망케 하는 악수가 됐다.


특히 '한 사람만'은 캐릭터 간의 감정선이 중요한 작품인 바, 시청자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한 사람만'은 삶의 끝자락에 선 세 여자가 호스피스에서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스릴러와 코미디, 휴먼 등 장르를 넘나들며 삶의 참된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지난 14회에서는 표인숙(안은진)이 죽음을 앞두고 살해 혐의로 체포되며 긴장감이 극한으로 치달은 상황. 하지만 갑작스러운 결방으로 맥이 빠지게 됐다.

JTBC가 '한 사람'을 결방한 이유는 뻔하다. 8%대 시청률을 보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싱어게인2'에 힘을 더해주기 위함인 것. 더군다나 톱10 주인공을 가리는 결정전이 이날 방송되는 만큼, 지금까지의 하이라이트를 모아놓은 특집 편성은 JTBC의 비장의 한 수라 볼 수 있다. 다만 그 방식이 잘못됐다. 잘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의 편성까지 바꿔버리는 JTBC의 배려 없는 행동은 '싱어게인2'를 잘 시청하고 있던 팬들까지 민망하게 만들었다.

사실 JTBC가 '한 사람만'을 괄시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청자 유입이 어려운 밤 11시 시간대에 편성한 것은 물론, 재방송도 해주지 않았다. 매주 월요일 새벽 2시 편성이 유일했을 정도. JTBC2 채널에서도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전 9시에만 재방송됐다. 반면 '아는 형님' '싱어게인2'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은 일주일 내내 쉬지 않고 재방송을 편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사람만'의 후속 작품은 아직 미정이다. 'IDOL [아이돌 : The Coup]'에 이어 '한 사람만'까지 월화드라마 두 편이 연달아 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JTBC도 섣불리 작품을 선보이긴 어려울 터. 하지만 이 모든 부진을 '드라마 탓'으로만 돌리기엔 JTBC의 탓이 없다고 보기도 힘들다. 최근 종영한 토일드라마와 '설강화: snowdrop'과 이번 주 최종회를 앞둔 수목드라마 '공작도시'도 3%대 시청률을 보이며 부진을 기록한 가운데,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서른, 아홉' 등 차기작들은 어떤 성적을 거둘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한 사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