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기상청이라는 소재는 낯설지만 박민영·송강이 만들어내는 로맨스 시너지가 자꾸 시선을 끈다. '설강화의 후속작'이라는 오명도 지운 채 순항을 시작한 '기상청 사람들'이다.

12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극본 선영·연출 차영훈, 이하 '기상청 사람들')은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

박민영은 공과 사가 확실하고 대인관계마저도 맺고 끊음이 분명한 차도녀 진하경 역을, 송강은 평소에는 순딩순딩 허술해 보이다가도 날씨와 관련된 일이라면 눈빛이 바뀌면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이시우 역을 맡아 로맨스 케미를 완성한다.

'기상청 사람들'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기대보단 우려가 더 컸던 게 사실이다. '동백꽃 필 무렵'의 차영훈 감독과 '로코 장인' 박민영이 의기투합했다지만 기상청이라는 배경 자체가 국내에서 처음 사용된 다소 낯선 소재였기 때문. 더군다나 전작 '설강화'가 갖은 논란과 함께 불명예스럽게 종영한 탓에 '기상청 사람들'에겐 이어갈 좋은 분위기랄 것도 없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기상청 사람들'을 향한 반응은 JTBC의 최근 그 어떤 작품보다도 뜨겁다. 1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기상청 사람들' 2회는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 5.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방송이 기록한 4.5%보다 무려 1.0%P 상승한 수치로, 전작 '설강화'가 기록한 최고 성적(3.9%)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심지어 JTBC가 5%대 시청률을 넘은 건 지난 6월 종영한 '언더커버' 이후 처음. 뿐만 아니라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대부분이 2-3%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기상청 사람들'은 시작부터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 사람들'이 사랑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상청이라는 배경만큼이나 현실적인 인물들의 서사다. 진하경(박민영)과 파혼한 한기준(윤박)은 자신이 바람을 펴놓고도 뻔뻔하게 '반반'을 요구하고, 얼마 안가 이시우(송강)의 전여친 채유진(유라)과 결혼식까지 올린다. 진하경은 "이젠 사내연애 안 하겠다"고 선언하지만, 이시우와 의도치 않은 하룻밤을 보내며 또다시 같은 회사 사람과 엮이게 된다. 다소 과장된 면모도 있지만 주변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는 막장 연애사인 만큼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것이다.

박민영과 송강의 연상연하 커플 케미도 뻔하지만 좋다. 평소엔 허당 같다가도 어느 순간 남성미를 뿜어내는 송강과 완벽주의자처럼 보이지만 가끔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박민영 등 반전 매력도 '기상청 사람들'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소나기처럼 잠깐 왔다가 지나가는 비인 줄 알았는데 전조가 심상치 않다. 과연 '기상청 사람들'의 현실 로맨스가 침체기를 겪던 JTBC의 부흥을 이끌고 드라마계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기상청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