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윤여정이 2년 연속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 출격한다. 이번엔 또 어떤 어록으로 현지 배우들과 보는 이들을 '윤며들게(윤여정+스며들게)' 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아카데미 시상식 측은 4일(한국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첫 번째 시상자 리스트를 공개했다. 해당 리스트에는 케빈 코스트너, 레이디 가가, 로지 페레즈, 크리스 락, 윤여정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윤여정은 지난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전년도 수상자가 성별만 바꿔 동일한 부문에서 시상하는 관례가 있는 바, 윤여정은 올해 남우조연상 시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 시상자로 나서는 건 역대 두 번째. 이병헌은 지난 2016년 소피아 베르가라와 함께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 시상자로 나섰으며, 수상의 기쁨은 '사울의 아들'이 누렸다.

특히 윤여정은 지난 참석 당시 솔직하고 당당한 어록으로 대한민국 팬들은 물론 현지 배우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던 터라 올해에는 또 어떤 어록이 쏟아낼지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앞서 단상에 오른 그는 "전 사실 경쟁을 믿지 않는다. 어떻게 글렌 클로즈 같은 대배우와 경쟁할 수 있겠냐. 다섯 후보 모두 각자의 작품에서 승자라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연기를 했기에 경쟁은 말도 안 된다. 그저 제가 운이 좀 더 좋아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같다"며 다섯 후보 모두에게 존경을 표했다.

이를 본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너무 사랑스럽다(I love her)"라며 감격했고,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로이터통신 등 해외 매체들은 "최고의 수상소감"이라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윤여정은 "고상한 체하는(snobbish) 것으로 유명한 영국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게 뜻깊다" "남한테 민폐 끼치는 건 싫으니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이 일(배우)을 하다가 죽으면 참 좋을 것 같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라는 등의 선을 넘지 않는 위트 있는 소감으로 세계를 '윤며들게' 했다.

윤여정이 과연 한국어로 시상 멘트를 할지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감독상 시상에 나선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한국어로 시상에 나서 주목받았었기 때문. 그는 "디렉팅은 무엇인가. 감독이란 또 무엇을 하는 직업인가. 저 자신도 감독이지만 사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난감하다. 그래서 다섯 감독에게 '길에서 어린아이를 붙잡고 감독이란 직업이 뭔지 20초 이내로 짧게 답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보냈다. 다섯 후보의 답변은 상당히 '개인적'이었다"라며 전년도 자신의 수상소감을 패러디 한 시상 멘트를 준비해와 화제를 모았었다.

이처럼 모두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윤여정의 시상 멘트를 확인할 수 있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한국시간으로 28일 오전 9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아카데미 시상식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