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스물세 번째 재발견될 것"이라는 김희선의 자신감 넘치는 멘트가 이해되는 순간이다. 화려하고 완성도 높은 CG와 탄탄한 스토리,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묵직한 첫 발을 내딘 '내일'이다.

MBC 새 금토드라마 '내일'(극본 박란·연출 김태윤)이 1일 밤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위기관리팀의 실수로 반인 반혼의 존재가 된 최준웅(로운)의 주마등 적응기가 펼쳐졌다.

앞서 같은 날 진행된 '내일'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선은 "작품을 할 때마다 주변에서 '재발견'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데, 이번 '내일'이 진짜 재발견이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스물세 번째 재발견이 될 것 같다. 일단 이런 역할을 해본 적이 없지 않냐. 그동안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캔디형 캐릭터를 연기해왔는데 지금은 다르다. 벌을 할 수 있는 역할은 처음이라 스스로도 사이다 같은 청량한 기분을 처음 느꼈다"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희선의 자신감이 이해되는 첫 방송이었다. '내일'은 시작부터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죽고 싶은 사람들'에게 살고자 하는 의지를 다시금 깨닫게 하기 위해 구련(김희선)은 빠른 속도로 도로를 내달리기 시작했고, 마지막에는 끊어진 다리에 차량을 걸쳐놔 이들로 하여금 마치 죽음 문턱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이 가운데 화려한 카메라 워킹과 속도감 넘치는 카체이싱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량과 차량 사이를 아찔하게 내달리고, 카메라가 달려오는 버스를 뚫고 촬영이 이어지는 연출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방송 말미 담긴 '기억의 키' 신. 구련은 노은하 작가와 김혜원 작가의 관계를 알기 위해 '기억의 키'를 사용해 최준웅과 함께 그의 기억 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곧 문제가 생긴다. 노은하 작가의 기억이 붕괴되기 시작한 것. 무너지던 차원은 어느새 두 사람의 눈앞까지 다가오고 이에 구련과 최준웅은 벽을 걷고 기억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려 한다. 하지만 지하철의 끝에서 문이 열리지 않으며 위기를 맞게 된다.

시공간을 넘나들고 기억 속을 들어가는 등, 자칫 잘못하면 오글거릴 수도 있는 연출이었지만 적재적소에 깔린 화려한 CG는 오히려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차원이 무너지는 장면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해 시선을 끌었다.

연기 역시 이 정도면 합격점이다. 극의 중심에 있는 김희선은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원작 속 구련을 완벽히 재현해 냈고, 로운 역시 전작에 비해 발전된 연기력으로 극의 긴장감이 무너지지 않게 함은 물론, 반전 매력으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도 훌륭히 해냈다.

이처럼 '내일'은 삶의 존엄성과 사회적 문제를 조명한 원작 웹툰을 배경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으로 좋은 출발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과연 '내일'이 원작의 화제성에 힘입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