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침체기를 겪었던 극장가가 엔데믹 시대를 맞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 시국 3년 차,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던 극장가는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대폭 감소됨에 따라 활기를 찾는 분위기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동일 기준)에 따르면 '쥬라기 월드:도미니언(이하 '쥬라기 월드3')'은 개봉 6일 차인 이날 오전 11시께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이터널스'(2021)가 개봉 10일 만, '블랙 위도우'(2021)가 개봉 12일 만에 세운 속도보다 빠르다. 이로써 '쥬라기 월드3'는 올해 개봉된 영화 중 '범죄도시2',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이어 국내에서 3번째로 200만 관객 돌파한 영화가 됐다.

마동석, 손석구 주연의 '범죄도시2'는 천만 돌파를 목전에 뒀다. '범죄도시2'는 지난 5일 하루동안 55만 2,262명의 관객을 동원, 누적관객수 886만 8621명을 기록했다. 연휴인 6일에도 예매율 1위(6일 오전 7시 기준·33.3%) 자리를 수성하고 있어 이날 무난히 900만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임시휴업, 폐업 등으로 운영비를 축소하며 몸을 사렸던 멀티플렉스 기업들은 오랜 만에 기지개를 켰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2년 간 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작품은 단 9편에 불과하다. 이를 이유로 CGV는 올해 4월 4일부터 관람료를 인상하기도 했다. 이제 극장 내부에서도 음식 섭취가 가능해지면서 매점 매출 또한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범죄도시2', '쥬라기 월드 3'가 영화계를 넘어 멀티플렉스 기업들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첫 개봉국으로 한국을 택한 '쥬라기 월드3'는 한국에서 팬데믹 후 최고 오프닝 기록( 76만 4,897명)을 세웠다. 배급사 유니버설픽쳐스에 따르면 영화는 한국에서만 5일 동안 1500만 달러 이상(한화 188억 4866만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개봉 국가 중 멕시코(1800만 달러)에 이어 가장 높은 수익율 달성이다. 전체 흥행 수익의 27%를 차지할 정도다.

'범죄도시2' 흥행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2019년 후 개봉된 한국 영화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우더니 개봉 2일만 100만 돌파, 개봉 4일째 200만 돌파, 개봉 5일째 300만 돌파, 개봉 7일째 400만 돌파, 개봉 10일째 500만을 돌파했다. 개봉 11일만인 지난 5월 29일에는 올해 최고 흥행 영화에 등극했다. 이후에도 관객 몰이 속도는 줄어들지 않고 이제 천만 고지 달성을 눈 앞에 뒀다.

코로나 시국을 맞은 한국 관객들은 지난 2년여 동안 극장가에 발길을 끊고 OTT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소비해왔다.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극장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사이 OTT 시장은 크게 성장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오징어 게임'은 코로나 특수를 맞은 OTT 성장과 시너지를 발휘한 케이스다. 전무후무한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플러스 등 굴지의 OTT 기업들이 앞다투어 한국 콘테츠 투자에 앞장서게 된 계기가 됐다. 고퀄리트의 콘텐츠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환경이 형성되면서 극장가의 미래는 부정적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극장의 향기를 그리워한 관객들의 선택은 달랐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감소할수록 극장가의 관객수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엔데믹에 대한 희망이 '범죄도시2', '쥬라기 월드3'의 쌍끌이 흥행을 가능케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개봉되는 탐 크루즈 주연의 '탐건:매버릭'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인공 톰 크루즈는 개봉일 전 한국을 찾는다. 이번이 10번째 내한인 그는 국내에서 다양한 홍보 프로모션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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