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들의 넘치는 자신감으로 무장한 영화 '비상선언'이 마침내 극장을 찾는다.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제작 매그넘9)의 제작보고회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한재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비상선언'은 항공 테러로 무조건 착륙해야 하는 상황,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 항공 재난 드라마. '우아한 세계' '관상'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더 킹' 이후 약 5년 만의 복귀작이기도 하다.

이날 한재림 감독은 '비상선언'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냐는 물음에 "일단 이 작품은 저한테 10여 년 전에 의뢰가 들어왔던 작품이었다. 이 작품의 설정이나 기획이 되게 좋았지만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할지 감이 안 왔다. 그래서 그땐 못 했는데 10년 동안 이런저런 재난 상황을 마주하며 이 이야기가 생각이 나더라. 10년 동안 국내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재난들을 보면서 이 작품을 통해 할 말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그래서 이 작품을 다시 잡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 송강호→전도연, '비상선언'을 가득 채우는 화려한 라인업

'비상선언'은 특히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배우 라인업은 각자의 개성과 매력,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풍성히 채울 전망이다.

먼저 송강호는 재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 역으로 분했다. 평범한 가장의 모습과 함께 사상 초유의 재난 상황 속에서 모두를 구하고자 노력하는 인물의 감정을 그려내기 위해, 송강호는 캐릭터의 인간적인 면모에 본인만의 개성을 더해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이병헌은 딸아이의 치료를 위해 비행기에 오른 탑승객 재혁으로 변신했다. 보다 현실감 있는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자신이 실제 겪었던 비행기에서의 감정을 이끌어 냈다고. 여기에 전도연이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 국토부 장관 숙희 역을 맡아 다시 한번 놀라운 연기를 펼친다.

이들에 더해, 김남길은 반드시 안전하게 착륙해야 하는 부기장 현수 역으로 분하고 임시완은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공항에 온 승객 진석으로 등장한다. 또한 김소진은 위기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승객들의 안전을 돕고자 노력하는 기내 사무장 희진 역으로, 박해준은 현실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실장 태수 역할로 분한다.

이와 관련 배우들은 왜 '비상선언' 출연을 결심했는지 들려줬다. 먼저 송강호는 "한재림 감독과 '우아한 세계' '관상'을 함께하며 쌓은 신뢰도 있었지만, 가족·이웃·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럽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반가웠고 출연하고 싶었다. 물론 겪으면 안 되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을법한 재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런 현실감 있는 스토리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 극한 상황에서 가질 수 있는 생각들과 감정들을 굉장히 정교하면서도 어른스럽게 담담히 담아냈다"고 말했다.

이병헌과 전도연은 "시나리오를 보고 읽는 데 단숨에 읽힐 정도로 굉장히 재미가 있었다. 비주얼적인 거나 스펙터클한 부분뿐만이 아니라, 인간이 보여주는 생각하게 만드는 스토리가 좋았다" "시나리오도 물론 좋았지만 감독님이 '비상선언'을 만들려는 의도가 좋았던 것 같다. 감독님이 말씀하셨듯 그동안 국내에 크고 작은 재난이 있었는데, 이를 겪으면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위로받길 바란다는 마음에 공감이 돼서 출연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남길은 "감독님이 콘티 작업을 하고 계실 때 우연치 않게 작업실을 찾았는데 그때 대본을 보게 됐다. 너무 마음에 들어 작은 역할이라도 출연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털어놨고, 임시완은 "사실 처음 대본이 들어왔을 땐 '이게 나한테 온 게 맞나?' 싶었다. 캐스팅을 듣고 나서, 미팅이 잡히고 나선 더 실감이 안 났다. 이걸 진짜 하는 게 맞나라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다. 이후 첫 촬영을 했을 때야 안도감을 가졌다. 촬영 내내 실감이 안 가는 작품이었다"는 솔직한 심경을 들려줘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더 킹' 이후 한 감독님과의 두 번째 만남"이라는 김소진은 "개인적으로 그것만으로 출연의 충분한 이유가 됐다. 어떤 작품일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되던 감독님이 풀어내는 연출에 대한 기대가 신뢰가 있었기에 다시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했다"고 밝혔고, 박해준은 "언제나 감독님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출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 현실감 넘치는 신의 비결

그런가 하면 한재림 감독은 '비상선언'을 촬영하기 위해 실제로 비행기 세트를 할리우드에서 섭외해 촬영에 사용했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한재림 감독은 "사실 비행기라는 공간이 웬만한 분들은 다 한 번쯤 타본 경험이 있지 않냐. 그렇기에 변화를 조금이라도 주면 사실감이 떨어질 것 같았다. 또 만약에 카메라를 흔들어 가짜로 신을 만들어 내면 인물들의 미세한 움직임, 캐빈의 움직임을 못 살려 티가 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행기 세트를 할리우드에서 직접 공수해왔고, 국내 미술팀이 우리의 감성에 맞는 세트를 만들어줬다. 실제로 승무원 출신에게 조언을 받기도 했는데 타보고 진짜 비행기랑 똑같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사실감 있게 만들려 노력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를 들은 이병헌은 "그렇기에 안전에 만전을 기울이며 촬영에 임했다"면서 "벨트를 잘못 매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기에 안전에 많은 신경을 쓰며 촬영했다. 혹시나 안전사고가 날까 걱정하며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며 촬영에 임했다"라고 전했다.


◆ "예상 스코어? 당연히 1000만+α"

끝으로 배우들은 '비상선언'의 예상 스코어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전도연은 "당연히 1000만 관객이 넘을 영화가 아닌가 싶다. 당연히 그렇게 알고 결정했고,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기서 계신 배우 중에 내가 가장 흥행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지만, 그 기대는 100% 있었다”라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유쾌한 답변을 건넸다.

이어 송강호가 “이병헌 씨, 전도연 씨를 비롯해 너무 오랜 세월 동안 같이 호흡을 맞추고 인간적으로 허물없는 친한 동료 배우들이다. 너무 호흡도 좋았다. 영화를 완성본을 봤는데, 많은 한국 관객들이 좋아하실 것 같다. 이런 배우들이 다 나와서가 아니라, 저 많은 배우들의 팀워크와 앙상블이 ‘비상선언’이라는 작품의 톱니바퀴가 돼서 완성해가는 모습이 보기도 좋았다”라며 에둘러 답변을 회피하자, 이병헌과 전도연은 "대기실에서 '2000만 정도는 되지 않겠냐'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다" "저도 들었다"라고 장난을 쳐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명품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비상선언'은 오는 8월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