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배두나 "고레에다 감독과 12년 만의 재회, 행복했어요" [인터뷰]
2022. 06.21(화) 09:00
브로커, 배두나
브로커, 배두나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배두나가 말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디테일이 가진 힘을 아는 감독이었다. 그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12년 만에 다시 만나 호흡을 맞춰 행복했다는 그다.

최근 개봉한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제작 영화사 집)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로, 배두나는 극 중 두 브로커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의 뒤를 집요하게 쫓는 형사 수진 역으로 분했다.

배두나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공기인형'을 통해 한차례 고레에다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그는 "감회가 새로웠다. 다만 감독님이 그때와 달라진 점이 전혀 없더라. 여전히 귀여우시면서 날카로우셨다. 옛날에 이런 느낌으로 작품을 했었지라고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배두나는 "테이크를 여전히 많이 안 가시더라"라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특징에 대해 말하며 "많은 분들이 감독님이 어떻게 작업하시는지 궁금해하시지 않냐. 또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뽑아낼 수 있는지 궁금해하신다. 비결은 바로 테이크를 많이 안 가신다는 거다. '공기인형'을 할 때도 그러셔서 '이렇게 끝나는 게 맞냐' '된 거냐'라고 되물었을 정도다. 다행히 이번엔 감독님의 스타일을 알다 보니 오히려 편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배두나는 자신이 생각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장점을 들려주기도 했다. "'브로커'를 촬영하며 '역시 감독님이시다'라고 느낀 부분이 있다"는 그는 "아이를 안고 있는 배우의 뒷모습을 찍을 때 특히나 그랬다. 촬영이 점점 길어지며 아이가 피곤해지니 울기 시작하지 않냐. 그때 스태프들 사이에서 어차피 보이지 않으니 인형을 들고 찍어도 되지 않겠냐는 말이 나왔는데, 감독님은 '등도 연기를 한다'고 말씀하시며 아이를 안아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그 말이 되게 기억에 남는다. 배우 입장에서도 확실히 인형을 안고 있는 것과 아이를 안고 있는 건 다르다. 그런 가치를 알아봐 주시는 감독님과 12년 만에 일을 하게 돼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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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두 번째 만남인 만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찰떡같은 호흡을 보여준 배두나이지만 어려운 순간은 분명 있었다. 특히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자신이 맡게 된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혼란스러웠다고.

배두나는 "대본이 여러 번 바뀌었다. 촬영 직전에 완성된 대본이 나왔는데 수진이의 배경을 이해하기가 어렵더라. 사실 배우가 하는 일은 딱 하나이지 않냐.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해서 이 인물이 실제로 현실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 그러려 먼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야 하는데 대본을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되겠더라. 한 신 한 신 안에 인물이 살아온 발자취가 다 녹아있어야 하는데, 수진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감독님께 번역본이 아닌 원본을 보고 싶다고 했고, 일본어로 된 대본을 읽고 나서야 확실히 수진의 감정이 이해됐다. 대사 중간에 말 줄임표가 있었고 대사의 뉘앙스도 달랐다. 말 줄임표를 보며 감정을 상상할 수 있게 됐고, 그렇게 해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또 다른 어려움은 먹는 신에 있었다. 특히나 이번 작품엔 음식을 먹으며 대사를 내뱉는 신이 많아 연기가 쉽지 않았다는 그다. 그때를 "힘들었다"라고 회상한 배두나는 "감독님이 처음부터 온갖 것을 다 먹이겠다는 의지가 있으셨다. 나중에는 이것도 먹나 싶을 정도였다. 워낙 내추럴한 모습을 원하시는 것 같아 거기에 맞춰 연기하려 노력했다. 대사 같은 경우도 중요한 단어만 들리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내뱉었다. 엄청난 대사가 아닌 이상은 흘려도 흘려지는 데로 뒀다. 자연스러움에 집중하려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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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는 '브로커'와 '다음 소희' 등 무려 두 작품으로 칸 국제영화제의 공식 초청을 받았으나, 미국 촬영 일정 탓에 함께하지 못했다. 배두나는 이에 대해 "아쉬움은 컸지만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기사를 찾아보며 같이 즐기려 했다"라며 "같이 정말 내추럴한 비주얼로 동고동락했던 사람들이 거기서 빛이 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런 사진들을 보며 함께 즐겼다. 고레에다 감독님이 레드 카펫 행사를 마치시고 저한테 이메일을 하나 보내시기도 했다. 턱시도 안에 내 스티커를 붙이고 함께 걸으셨다고 하시더라. 그게 너무 감동적이고 고마워 눈물도 났다. 스태프들은 내가 연기에 몰입해서 운 줄 알겠지만 정말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배두나는 '브로커'에 이어 '다음 소희'도 칸 국제영화제의 공식 초청을 받은 소감에 대해선 "너무 기분 좋았다. 사실 '브로커'는 고레에다 감독님이나 송강호 선배님이 계시니 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음 소희'는 정말 칸 직전에 촬영이 끝나서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2월 말에 촬영이 끝나 급히 편집을 하고 출품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다음 소희'가 칸에 간다는 소식이 더 반가웠다. 두 작품을 찍었는데 두 작품 모두 칸에서 상영됐다니, 이렇게 특별한 해가 있을까 싶다. 굉장히 특별하다. 거기에 참석을 못 한 것도 잊지 못할 경험이다"라며 웃었다.

끝으로 배두나는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줬다. 그는 "현재 미국 LA에 있고 3월에 넘어와서 각종 훈련을 받으며 적응기를 겪었다. 4월부터 잭 스나이더 감독님의 '레벨 문'이라는 영화를 찍고 있다. 굉장히 긴 영화라 장기전이다. 아마 올해는 계속 여기서 촬영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이제 한국은 코로나19도 막바지라 서로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는데, 다음 작품에서는 직접 얼굴을 보며 소통하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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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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