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이전엔 없던 맛이라 처음엔 낯설지만, 점점 이 맛에 빠져들어간다. 2부에는 또 어떤 맛으로 군침을 자극하게 만들지 기대되는 영화 '외계+인'이다.

20일 개봉하는 영화 '외계+인' 1부(감독 최동훈·제작 케이퍼필름)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암살'과 '도둑들'로 '쌍천만 감독'이 된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다.

처음 시놉시스와 예고편이 공개됐을때만 하더라도 예비 관객들 사이에선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던 게 사실이다.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외계인과 고려시대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다루고 있기 때문. 더군다나 외계인의 비주얼도 우리가 익히 알던 것과는 다르다 보니 관객들은 영화를 보기도 전에 "최동훈 감독이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최동훈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해냈다. 많은 반대 속에서 이 소재를 용기있게 택한 이유가 이해가 된다. 세계관 곳곳에 최동훈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이 가득 채워져 있어 생경한 비주얼을 지니고 있음에도 절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일단 최동훈 감독은 '신검'을 찾으러 나선 도사와 신선의 이야기라는 비교적 익숙한 전개로 몰입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그러다 갑자기 그 시대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자동차와 권총을 툭 등장시켜 다른 노선을 탄다. 분명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인데 '바위가 하늘을 난다' '천둥을 쏜다'는 등 실제로 고려인들이 미래의 물건들을 본다면 할 것 같은 위트 있는 대사들을 섞어내며 시대상에 자연스레 녹아들게 한다. 이에 힘입어 총기 액션과 도술의 만남이라는 이전에 본 적 없던 비주얼이 완성된다.

이후엔 현대 시대의 서사를 담당하는 가드(김우빈)가 등장한다. 물론 가드의 디자인은 이미 여러 할리우드 작품에서 봐온 것과 비슷하다 보니 기발하다 말하긴 어렵지만, 한국 영화에선 보기 힘들었던 외계 생명체를 중심으로 하바·썬더(김대명)·탈옥자의 이야기를 펼쳐냈다는 점에서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서울 한복판을 날아다니는 비행선, 지하주차장에서 격돌하는 가드와 외계 로봇의 모습 역시 기존 한국 영화에선 보지 못했던 비주얼이기에 신선한 자극을 준다.

시공간을 넘어 고려와 현대, 두 시대가 만나는 지점은 이 영화의 핵심이자 관전 포인트다.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했던 두 시대 사이에 연결점이 하나둘 생기며 이어지기 시작한 것. 이때부터 SF와 사극의 만남이 주는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발현되며 더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다만 동시에 이 지점이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최동훈 감독의 새로운 맛과 도전 정신이 취향에 맞는다면 세계관에 흠뻑 빠져들 수 있겠으나, 그게 아니라면 익숙지 않은 장르 속에서 러닝타임 내내 갈피를 잡지 못하다 엔딩을 맞이할 수 있다. 작품의 제목처럼 최동훈 감독의 도전 정신, 실험 정신이 가득 담긴 영화임은 분명하다. 늘 흥행 대박을 터트린 최동훈 감독이 이번엔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외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