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사 NFT 사업 정체기, 거품 vs 숨고르기 [엔터-Biz]
2022. 09.22(목) 10:55
SM, JYP, 하이브, YG
SM, JYP, 하이브, YG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가 일제히 사업에 뛰어들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의 NFT 시장은 잠잠하기만 하다. 로드맵만 내놓고 아직 시작도 못한 곳이 대부분이며 발행한 곳의 경우 생각보다 저조한 거래량으로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올해 초 엔터사들이 내놓은 주 키워드는 NFT였다.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NFT 사업에 진출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것. 주 목적은 메타버스 플랫폼의 확장이었다.

먼저 하이브는 두나무와 합작사를 설립, 방탄소년단 등 아티스트 IP를 기반으로 NFT 사업 및 메타버스 사업을 전개할 것을 예고했고, JYP와 YG도 두나무와 손을 잡고 NFT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SM브랜드마케팅은 더샌드박스와의 동행을 시작했다. 실제로 SM엔터 이성수 대표는 4월 '2022 콘텐츠산업포럼'에 참석해 SMCU(SM 문화 유니버스)와 메타버스, NFT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들려주기도 했다.

흔들리는 NFT 시장, 고민에 빠진 엔터사

하지만 첫 발표 이후 8개월이 지난 지금, 엔터 4사중 NFT를 발표한 건 JYP뿐이다. 당초 두나무와 협업해 NFT를 발표하려 했던 JYP는 4월 사업협력 계약을 해지한 이후 최근 네이버 '나우드롭스'와 함께 엔믹스(NMIXX)의 NFT를 선보였다.

하이브는 두나무와의 합작법인인 '레벨스' 론칭을 앞두고 있으나 아직 NFT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며, 다른 엔터사들도 NFT 발행에 앞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NFT 시장이 전체적으로 정체기에 들어선 탓이다. 미국 포춘지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가장 큰 NFT 시장 오픈씨의 8월 일일 거래량은 5월 최고량을 달성한 날에 비해 99% 감소했다. 브라이언 로버츠 오픈씨 CFO는 "5월 최고액과 8월 최저치를 비교한 것으로 비교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으나, 8월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거래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상태다.

NFT 시장의 하락세를 반증이라도 하듯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NFT로 유명한 '지루한 유인원 요트클럽(BAYC)'의 가격도 하락했다. 올해 5월까지만 하더라도 100이더리움 정도의 가격대를 유지했으나, 3개월 만에 평균 70이더(8만7000달러)로 떨어졌다.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건 국내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서 활발하게 NFT를 발행하고 있는 업체는 네이버 라인의 '도시(DOSI)'와 '엔터버튼' 정도. 하지만 '엔터버튼'에서 내놓은 백아연, 김태우, 김민규, 정상수 등의 NFT 중 가격이 오른 건 백아연 NFT 'I'm here'가 유일하다. 이 중엔 가격이 1% 수준으로 하락한 것도 있다. '도시'는 엔믹스의 NFT를 선착순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3일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물량이 수백여 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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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시장, 부진의 이유는?

NFT 시장이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암호화폐 시장이 전체적으로 냉각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정책과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이유로 암호화폐 시장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정체기에 들어섰고, 비트코인의 가치는 당시와 비교하면 70% 가량 하락했다. 암호화폐 정체 시가총액도 3분의 1 수준인 1조 달러에 맴돌고 있을 정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NFT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는 중이다.

물론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소장의 가치가 충분하다면 거래는 계속되겠지만, NFT는 현재 이용자들의 소유욕을 자극하고 있지 못하는 중이다. 일단 가치가 언제든지 폭락할 수 있다 보니 리스크가 크고, 한정 수량이라곤 하지만 실체가 없는 디지털 자산인만큼 소장 가치가 실제 굿즈만큼 클 순 없기 때문. NFT가 활용될 수 있는 가상현실이나 메타버스의 기반이 탄탄히 다져져 있다면 모를까, 아직 부족함이 많고 대중성도 낮기만 하기에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못 받고 있다.

그렇다고 아티스트의 팬층을 노리자니 이번엔 가격이 걸림돌이다. 팬심으로 NFT를 소유하고자 구매하기엔 다소 높은 가격에 책정돼 있는 것. 현재 1이더리움의 가격은 한화로 170만 원 정도로, 백아연의 NFT를 구매하려면 3이더(약 500만 원), 김민규의 NFT도 0.2이더(34만 원)가 필요하다. '나우드롭스'에서 살 수 있는 엔믹스 NFT는 개당 20달러(2만8000원)에서 40달러(5만6000원)로 다소 저렴한 편이지만, 일곱 멤버의 NFT를 구매하려면 곡당 140달러가 든다. 비하인드까지 모두 구매할 시 소모되는 비용은 840달러(118만 원)다. 때문에 현재 NFT 시장은 기획 의도와는 달리 팬이 아닌 투기 세력이 점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안전한 줄 알았던 NFT 시장에 해킹 사고까지 벌어지며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NFT 시장에서 해킹을 이용한 절도나 사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며 NFT 마켓의 불안정성을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이용자는 1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음에도 어떠한 보상을 받지 못했고, 오픈씨에서는 시스템상의 오류로 NFT 작품의 가격이 3분의 1 가격으로 팔리는 일도 벌어졌다. 과연 NFT 시장이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엔터사의 사업 진출이 미래를 앞본 신의 한 수가 될지, 혹은 그 반대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M, JYP, 하이브, YG, 나우드롭스, 오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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