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방탄소년단이 부산을 또 한 번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15일 저녁 6시,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BTS 'Yet To Come' in BUSAN)'을 개최했다.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은 음악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한 방탄소년단의 역사가 담긴 앨범 '프루프(Proof)'와 결을 같이 한다. 방탄소년단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레전드 무대와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등의 핵심 포인트가 그대로 새겨지며, 팬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도 함께 따라 부르고 즐길 수 있도록 방탄소년단의 대표곡 위주로 세트리스트가 구성됐다.

또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공연인 만큼 부산의 상징성을 담아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부산을 보고 느끼면서 박람회 유치에 대한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에 이날 공연은 무료 진행됐으며, JTBC, 일본 TBS 채널1을 통한 TV 중계 송출과 위버스, 제페토, 네이버 나우 등 여러 플랫폼에서의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송출됐다. 또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과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라이프 플레이' 무대를 통해서도 수만 관객이 모였다.

◆ 5만 아미, 한국에서 듣는 3년 만의 함성

그룹 방탄소년단(BTS)

이번 콘서트 현장은 5만여 명의 관객들로 가득 찼다. 무료로 진행되는 공연인 만큼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를 비롯해 다양한 연령대의 일반 관객들도 공연장을 찾았다. 최근 입출국이 자유로워진 일본을 포함해 미국 필리핀 프랑스 독일 영국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서 부산을 찾은 해외 아미들도 응원봉인 '아미밤'을 손에 들고 이른 아침부터 공연장을 찾았다.

한국 아미들에게는 이번 공연이 더욱 뜻깊다. 지난 3월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팬데믹 이후 첫 대면 콘서트를 진행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좌석 간 띄어앉기와 함성, 떼창 등이 금지돼 제한된 환경에서 공연이 이뤄졌던 바다.

이날 팬들은 지난 2019년 10월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렸던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LOVE YOURSELF: SPEAK YOURSELF 'THE FINAL')' 이후 꼭 3년 만의 국내 함성 콘서트를 맞이했다. 팬들은 130분 간의 공연 내내 열광적으로 환호하고 떼창하며 퍼포먼스를 즐겼다. 방탄소년단 멤버들 역시 그간의 아쉬움을 날리고 팬들과의 소통을 이어갔다. 자유롭게 멘트를 하고 관객들의 함성을 유도하며 무대를 누볐다.

◆ 부산 품은 방탄소년단, 지민·정국 "고향에 모실 수 있어 영광"

그룹 방탄소년단(BTS)

기존 단독 콘서트에 비해 러닝타임은 다소 짧았으나, 방탄소년단은 여전히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며 무대를 장악했다.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시작한 오프닝 무대는 팬들의 카운트다운 함성에 맞춰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밴드 라이브 편곡으로 꾸며진 '마이크 드롭(MIC DROP)'으로 강렬한 퍼포먼스를 펼친 방탄소년단은 '달려라 방탄' 무대를 최초로 공개하며 아시아드를 가득 채운 5만 관객의 흥을 끌어올렸다. 이어 멤버들은 핸드 마이크를 들고 자유롭게 무대를 누비며 '런'을 열창했다.

마이크를 잡은 RM은 "부산 소리 질러!"라고 외치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멤버들 또한 관객들의 함성을 유도하며 3년 만의 국내 함성 콘서트를 즐겼다. RM은 "2019년 '부직샵(매직샵 인 부산)' 이후 3년 만의 부산 콘서트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공연을 하게 돼 뜻깊고 영광"이라고 이야기했다.

부산이 고향이기도 한 멤버 지민 정국도 특별한 소감을 밝혔다. 정국은 "이렇게 또 부산에서 많은 아미들과 함께 하니 설렌다"라고 이야기했고, 지민은 "이렇게 만나 뵙는 것도 늘 반갑고 행복한데, 고향으로 모실 수 있어 설레고 이상한 기분이 든다"라고 말했다. 슈가는 "도시 전체에서 방탄과 함께하는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느낌인데,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아주 제대로 만들겠다는 각오가 생겼다"라고 이야기했고, RM은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하는 축제다. 이 자리에서 같이 춤추고 뛰어놀고 노래 부르면 그걸로 그만인 아주 좋은 콘서트"라며 흥을 끌어올렸다.

◆ 차곡차곡 쌓인 9년 역사, 부산 수놓은 보랏빛 물결

그룹 방탄소년단(BTS)

이어 방탄소년단의 9년 역사를 압축한 서정적인 무대들이 이어졌다. '세이브 미(Save ME)'를 부른 멤버들은 준비된 멘트를 마치고 유닛 무대를 선보였다. 보컬 라인인 진, 지민, 뷔, 정국이 '00:00 (Zero O'Clock)' '버터플라이(Butterfly)'를 부르며 감미로운 음색을 뽐냈다. 스쿨버스, 기차, 빨간 피아노, 회전목마 등 그간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에서 중요한 모티브가 됐던 오브제를 무대 위로 올려 유기성을 더했다.

랩 라인인 RM, 슈가, 제이홉의 장기인 강렬한 비트의 무대들도 이어졌다. 헤이터들에게 전하는 직설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욱 (UGH!)', 밴드 편곡으로 흥을 더한 '비티에스 싸이퍼 파트3 : 킬러(BTS Cypher PT.3 : KILLER)'를 불러 현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이어서 방탄소년단 대표 히트곡들을 한데 모은 무대가 펼쳐졌다. '다이너마이트(Dynamite)'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에 이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버터(Butter)' 무대까지 쉼 없이 이어졌다. '다이너마이트'의 마지막에 맞춰 화려한 불꽃놀이가 다시 한 번 펼쳐져 아시아드 하늘을 수놓았다.

부산을 위한 특별한 곡도 등장했다. 지민은 "부산에서 하는 공연인데 이 곡을 빼놓을 수가 없더라. 여러분들은 이미 무슨 곡을 할지 알고 계실 거 같다. 웰컴 투 마이 시티(Welcome to my city)!"라고 외쳤고, 각 멤버들의 고향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가사가 돋보이는 '마 씨티(Ma City)'가 3년 전 부산 공연에 이어 오랜만에 콘서트 무대에 다시 올랐다. RM은 자신의 가사를 '부산', '해운대' 등으로 바꿔 부르며 팬들을 환호케 했고, 지민이 노래하는 "자 부산의 바다여"는 5만 아미의 환호성을 이끌어 냈다. 이어 '쩔어' '불타오르네 (FIRE)' '아이돌(IDOL)' 등 인기곡 메들리도 이어지며 파워풀한 퍼포먼스가 경기장의 열기를 더했다.

◆ "언제든 돌아올 테니", 내일을 기약하는 무대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들을 향한 메시지를 담은 무대들이 마지막으로 펼쳐졌다. "영원한 관객은 없대도 난 노래할 거야 / 영원한 소년이고 싶어 나"라는 가사가 돋보이는 '영 포에버(Young Forever)', 팬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자전적인 가사의 신곡 '포 유스(For Youth)' 퍼포먼스에 이어 앙코르 무대로는 '봄날'을 불렀다. '봄날'과 '옛 투 컴(Yet To Come(The Most Beautiful Moment))' 뮤직비디오 속 기차 안 소년들이 5만 팬들 앞에 도착해 기차 밖으로 걸어 나오는 퍼포먼스가 지난 9년간의 서사를 완결 지었다.

앙코르 무대까지 마친 방탄소년단은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제이홉은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 사실 이제는 믿음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그렇고 아미 여러분들도 그렇고. 여러분과 우리의 하나 된 믿음으로 미래를 그려가 볼 시기가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민은 "최근 여러분과 대화할 시간이 많이 생기고, 또 오늘 무대에 서니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그동안은 10년 뒤가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10년 뒤 우리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앞으로가 기대되고 무섭지 않고 행복할 거 같다"라며 "우리가 여기까지 온 건 맛보기가 아닐까 싶다. 더 가야죠. 30년, 40년"이라고 이야기했다.

RM은 "2019년 이후 거의 3년 동안 제대로 된 콘서트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기다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그는 "제가 많은 말을 하지 않더라도 여러분들은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저희 앞에 무슨 일들이 펼쳐지더라고 저는 방탄소년단 7명 마음이 같고 여러분들이 저희를 믿어주신다면 굳건히 그룹 잘 이어나가고, 행복하게 공연하고, 음악을 만들 거니 부디 믿음을 가져 달라"라고 당부했다.

정국은 "10년 해오면서 힘든 일도 있었고 그만두고 싶은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잡아준 멤버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지 않나 싶다"라며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끝이란 게 아니라 앞으로 더 달려보자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지민이 형이 말한 대로 앞으로 또 10년이라는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진은 "잡혀있는 콘서트는 이게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또 콘서트를 언제 하게 될까, 또 다시 이런 콘서트를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오늘의 감정을 많이 담아 둬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투어 약속이야 언제든 또 잡으면 되니까, 그때 또 오실 거죠?"라며 앞으로를 기약했고, 제이홉에 이어 두 번째로 솔로 싱글을 발매하게 됐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뷔는 "개인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이야기 해놓고 이렇게 단체 공연을 하게 됐다. 일회성 공연이지만 많은 준비를 했고, 여러분들이 좋아해 주신 거 같아 기쁘다"라고 인사했고, 슈가 또한 "오늘 대부분 노래가 예전 활동곡이었다. 2013년부터 2022년 10월 15일까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지금 여러분 만날 수 있고 함성 들을 수 있어 후련하다"라며 "어떤 사람들은 '방탄소년단이 나이도 들었고'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저희가 첫 대상 받고 벌써 6년 정도가 흘렀다. 앞으로도 저희는 20년 30년 이 자리에 서있을 거 같다. 여러분들도 우리 한 번 같이 늙어보자. 감사하고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옛 투 컴'을 부르며 아직 오지 않은 절정의 순간까지 함께 하자는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빅히트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