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무슨 일들이 펼쳐지더라도 7명의 마음이 같고 여러분들이 저희를 믿어주신다면 굳건히 그룹을 이어나가고 행복하게 공연하고 음악 만들 거예요. 부디 믿음을 가져주세요."

그룹 방탄소년단(BTS,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15일 저녁 6시,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비티에스 '옛 투 컴' 인 부산(BTS 'Yet To Come' in BUSAN)'을 개최했다. 유치 기원을 위한 콘서트임과 동시에, 오랜만의 완전체 무대에서 만난 팬들과 끊임없이 앞날을 약속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 잡음 많았지만 공연 완성도는 최상

이날 공연은 유치 기원을 위해 무료 진행됐다. 또한 JTBC, 일본 TBS 채널1을 통한 TV 중계 송출과 위버스, 제페토, 네이버 나우 등 여러 플랫폼에서의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송출됐다. 공연장에서만 5만 관객이 밀집했고, 부산 현지에서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에도 1만명 규모의 라이브 플레이 무대가 조성됐고, 해운대 특설무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시민들도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다만 공연에 앞서 부침이 많았다. 당초 부산 일광 특설무대에서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안전 논란, 접근성 문제 등으로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힌 끝에 뒤늦게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장소가 변경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무료 공연으로 진행되기는 했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 초대권을 두고 지나친 상술이라는 비판이 있었고 부산 현지 숙소들의 가격 폭등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하지만 베일을 벗은 공연은 무료 콘서트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평소의 방탄소년단 콘서트와 유사한 완성도를 자랑했다. 세트리스트가 평소에 비해 짧고 무대 장치를 간소화하기는 했지만 스쿨버스, 회전목마, 피아노, 나무에 걸린 운동화 등 기존 뮤직비디오 속 오브제를 모두 무대 위에 올려 그룹의 9년 역사를 담은 최근 앨범 '프루프(Proof)'와의 유기성을 높였다.

또한 전곡 밴드 라이브를 선택해 방탄소년단의 가장 큰 장점인 현장감 넘치는 사운드를 완성했고 여기에 칼군무를 더한 퍼포먼스까지 이어졌다.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아이돌(IDOL)' '쩔어' 등이 새로운 편곡으로 무대에 올라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영 포에버(young forever)', '봄날' 등 서정적인 곡들과 보컬 라인, 랩 라인으로 나뉜 유닛 곡까지 꽉 찬 구성으로 공연을 채웠다.

일반 관객도 따라 부르고 즐길 수 있는 대표곡 위주의 세트리스트를 짬과 동시에, 방탄소년단의 장점 만을 꽉 담은 신곡 '달려라 방탄' 무대도 함께 공개돼 아시아드에 모인 5만 아미를 들썩이게 하기도 했다. 또한 "자, 부산의 바다여!"라는 가사가 돋보이는 '마 시티(Ma City)'를 선곡해 부산국제박람회 유치 기원에 힘을 싣기도 했다.

국내 팬들은 지난 2019년 10월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렸던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LOVE YOURSELF: SPEAK YOURSELF 'THE FINAL')' 이후 꼭 3년 만에 다시 공연장에서 떼창, 함성을 지를 수 있게 됐다. 경기장은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연호하는 응원법으로 가득 찼고, 스탠딩 좌석은 전곡에 맞춰 춤을 추는 응원봉 물결로 가득 찼다. 전 세계를 망라하는 해외 팬들의 행렬도 이어졌다.

◆ "우리의 최고의 순간은 '옛 투 컴'"

그룹 방탄소년단(BTS)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은 엔딩 멘트 도중 이날 콘서트가 예정돼 있던 마지막 단체 공연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군 입대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멤버들이 개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당분간 완전체 공연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앞으로 이어질 그룹 활동 공백기를 앞두고, 7명의 멤버들 모두는 방탄소년단과 아미 사이의 '믿음'을 강조했다. 제이홉은 "여러분과 우리의 하나 된 믿음으로 미래를 그려가 볼 시기가 아닌가 싶다"라고 이야기했고, 지민은 "이제는 10년 뒤 우리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앞으로가 기대되고 무섭지 않고 행복할 거 같다. 30년, 40년 계속 함께 가자"라고 이야기했다.

RM은 "2019년 이후 거의 3년 동안 제대로 된 콘서트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기다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저희 앞에 무슨 일들이 펼쳐지더라고 방탄소년단 7명의 마음이 같고, 여러분들이 저희를 믿어주신다면 굳건히 그룹 잘 이어나가고, 행복하게 공연하고, 음악을 만들 거다. 부디 믿음을 가져 달라"라고 당부했다.

정국 역시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앞으로 또 10년이라는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고, 진은 "투어 약속이야 언제든 또 잡으면 되니까, 그때 또 오실 거죠?"라며 앞으로를 기약했고, 제이홉에 이어 두 번째로 솔로 싱글을 발매하게 됐다고 깜짝 발표했다.

뷔는 "일회성 공연이지만 많은 준비를 했고, 여러분들이 좋아해 주신 거 같아 기쁘다"라고 이야기했고, 슈가는 "어떤 사람들은 '방탄소년단이 나이도 들었고'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저희가 첫 대상 받고 벌써 6년 정도가 흘렀다. 앞으로도 저희는 20년 30년 이 자리에 서있을 거 같다. 여러분들도 우리 한 번 같이 늙어보자. 감사하고 사랑한다"라고 말하며 미래를 약속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이들은 지난 6월 발표한 신곡 '옛 투 컴'을 마지막으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우리의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라는 가사 속 메시지 그대로, 완전체로 다시 무대 위에 돌아올 순간을 기약하는 이들에게 5만 아미가 함성으로 화답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빅히트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