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가수 임영웅의 부산 콘서트 예매가 '피켓팅'(경쟁이 치열한 티켓팅)으로 마무리됐다. 순식간에 매진돼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하지만 '돈'만 있으면 티켓을 구하는 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예매 종료 직후 각종 중고 거래 사이트에 티켓을 높은 가격에 되파는 '리셀러'(Reseller)들이 대거 등장했다.

임영웅의 소속사 물고기뮤직은 "20일 오후 8시 시작된 2022 임영웅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 부산 앙코르 티켓 예매가 오픈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전 회 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라고 21일 오전 밝혔다.

소속사에 따르면 최대 53만 트래픽을 기록하며 서울 공연(81만 트래픽)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트래픽 중에는 '리셀러'의 몫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예매가 끝난 직후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한 중고 거래 사이트에만 400개가 넘는 티켓 양도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사이트의 최근 게시물에도 임영웅 콘서트 티켓 관련 내용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임영웅의 부산 앙코르 콘서트는 VIP석 15만4000원, R석 13만2000원, S석 12만1000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리셀러'들이 책정한 가격은 정상가를 크게 웃돈다. 나름 좋은 자리라고 판단되는 티켓은 VIP석 기준 장당 40만 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2배 이상의 가격이 책정된 것이 일반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짜 임영웅의 콘서트를 즐기고 싶었던 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물론 비싼 돈을 내고 '리셀러'들에게 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마음을 이용해 수입을 올리려고 하는 리셀러들의 장삿속에 놀아나는 것 같아 찝찝하다는 의견이 많다. 암표 거래가 활성화돼 실 수요자가 공연을 볼 수 없게 되거나, 티켓 거래 과정에서 사기 행위가 발생한다면 피해는 가수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은 가수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인기 가수의 콘서트 티켓 되팔기는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내용이다. 지난 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온라인 암표 신고 게시판'에 접수된 온라인 암표 신고 건수는 3594건에 달했다. 싸이, 방탄소년단, 나훈아, 임영웅 등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대부분이었다.

해당 내용을 수면 위로 올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관련 기관에서 암표 거래 단속과 처벌에 관한 확실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소프트웨어 사용 등 부정한 방법으로 예매를 하거나, 이렇게 예매한 티켓을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제도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획사 차원에서의 노력도 더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이미 수년 전부터 기획사 차원에서 이와 같은 암표 거래 행위에 철퇴를 내려왔다. 암표 거래 적발시 구매 기회를 영구 박탈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티켓을 구매, 실수요자가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다.

물론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티켓 재판매 행위를 '근절'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수요가 존재하는 한, 공급 방법을 제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매 종료와 동시에 암표를 올려놓는, 의도적 재판매 행위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느냐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티켓 매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 역시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물고기뮤직, 중고나라, 당근마켓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