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올해도 어김없이 ‘그래미 어워즈’의 문을 두드린다. 세 번째 도전이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15일(현지시간) ‘제65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은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3년 연속 지명이다.

또 방탄소년단은 이 곡이 수록된 콜드플레이의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가 제너럴 필즈인 ‘올해의 앨범’ 부문에 올랐다.

올해의 앨범에는 방탄소년단이 피처링 자격으로 오른데 이어 방탄소년단 멤버 중 RM, 슈가, 제이홉이 송라이터 자격으로 이름을 올렸다.

방탄소년단은 또한 지난 6월 발매한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의 타이틀곡 ‘옛 투 컴’으로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총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뮤직비디오 부문에 방탄소년단이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K팝 가수 최초로 세운 기록들이기도 하다.

그래미 어워즈는 아티스트, 작사가, 제작자 등이 속한 음악 전문가 단체인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가 1959년부터 주최해온 미국 최고 원위의 시상식이다. 3대 시상식으로 통하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가 각각 빌보드 차트와 투표를 바탕으로 한다면, 그래미 어워즈는 전문가 단체의 심사를 통한 음악성에 집중한다.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중 투표권을 가진 회원 1만1000여 명이 투표에 참여한다. 이에 후보 지명만으로도 만족을 드러내는 가수들이 많다.

방탄소년단은 63회 시상식 때부터 3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열린 시상식에서는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올해 4월 열린 시상식에서는 ‘버터’(Butter)로 같은 부분에 이름을 올렸다. ‘버터’로는 퍼포머로 나서 무대를 직접 꾸미기도 했다.

물론, 이번 시상식에서의 수상 가능성은 그리 높게 점쳐지지 않는다. ‘마이 유니버스’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에 오르긴 했지만 1주에 그쳤다. 장기간 차트를 지키고 있지만 ‘다이너마이트’와 ‘버터’에 비해 화려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 두 곡으로도 수상에 실패했기 때문, ‘마이 유니버스’ 역시 후보에 만족해야 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후보도 쟁쟁하다. 아바의 ‘돈트 셧 미 다운’, 카밀라 카베요의 ‘뱀뱀’(에드 시런 피처링), 포스트 말론과 도자 캣의 협업곡 ‘아이 라이크 유(어 해피어 송)’, 샘 스미스와 킴 페트라스가 함께한 ‘언홀리’ 등이 방탄소년단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

아바가 40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 ‘보야지’의 수록곡 ‘돈트 셧 미 다운’의 수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국어가 섞인 곡으로 이 부문 후보에 올랐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는 영어로 된 가사였다.

올해의 앨범 부문과 베스트 뮤직비디오 역시 수상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비욘세, 아델, 해리 스타일스 등 쟁쟁한 후보들이 올해의 앨범에 이름을 올렸고, 아델의 ‘이지 온 미’, 도자 캣의 ‘우먼’, 켄드릭 라마의 ‘더 하트 파트 파이브’, 해리 스타일스의 ‘애즈 잇 워즈’, 테일러 스위프트 ‘올 투 웰 : 더 쇼트 필름’ 등이 뮤직비디오 부문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하지만 3년 연속,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것 자체가 유의미하다는 평가가 많다. 보수적인 시상식에서 K팝으로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룹 블랙핑크의 노미네이트가 불발되기는 했지만, 후배 가수들에 기회를 열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방탄소년단 역시 오는 2025년까지 그룹의 ‘완전체’ 활동이 사실상 불가한 상황에서, 솔로 곡들로도 이 시상식과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많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