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아티스트는 가족? 결국 비즈니스 파트너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2. 11.29(화)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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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무려 18년간 가족처럼 지내온 소속사와 연을 끊는 일이다. 일시적인 감정의 발로로 일어날 수 없으며, 더욱이 대중의 이목이 집중된 스타의 위치다. 설사 피해를 당한 입장이라 해도 불미스러운 사건에 얽히는 것 자체를 한없이 조심스러워할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뛰어들었다.

‘이승기’와 그의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 사이에 법적 분쟁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이승기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후크에, 지난 18년간 음원 수익에 관한 정산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증명을 보낸다.

이에 후크는 2021년 이승기와 재계약을 할 당시에 모두 정리된 것이라며 반박의 입장을 내놓으나, 이승기 측에서 또 다른 채권·채무 관계에 대한 정리였을 뿐, 음원에 관한 것이 아니었음을 밝히며 갈등은 한층 악화한 상황이다.

여기에 분개한 소속사 대표가 회의 자리에서 발설한, 이승기를 향한 폭언이 녹취된 자료가 공개되면서 다수의 대중이 바라보는 시선은 다음의 방향으로 기울어진 상태다. 이승기가 오죽했으면 그러할까, 라는 것이다. 물론 대중이 평소 이승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뢰도가 높았다는 사실을 간과할 순 없다.

하지만 최근 소속사와 소속 아티스트 사이에 빚어진 갈등이 연이어 수면 위로 등장하면서, 단순히 이승기 개인에 관한 문제만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얼마 전, 소속사 대표의 정도를 벗어난 폭언과 폭행을 폭로한 그룹 ‘오메가엑스’, 소속사에 퇴출당한 그룹 ‘이달의 소녀’의 멤버 ‘츄’까지, 아직 갈등의 진위는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대중에겐 유사한 맥락으로 비춰지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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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승기는 데뷔한 지 18년 차 되는 가수로, 배우로서도 대중의 사랑을 가득 받으며 안정적인 위치에 올라 있는 스타다. 이런 이승기조차 소속사와 음원 수익 정산 문제로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중에겐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18년 차 유명 연예인의 경우가 이 정도라면 얼마나 많은 사례가 감추어져 있겠냐 싶은 것이다,

이승기가 데뷔할 무렵은 명료하지 않은 상황이 지금보다 더 수두룩하여, 소속사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을 게 분명하다. 당시 그의 나이가 어리기도 했으니, 스타로서 성장하고 스타로서의 삶을 영위하도록 곁을 지키며 돕는 이들이 존재 자체로 고마웠을 테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정이다.

소속사는 소속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이라, 생색낼 것도, 아티스트의 개인적인 고마움을 저당 잡을 권리도 없다. 아무리 가족 같다고 하고 설사 실제 가족이라 해도, 비즈니스 관계에 놓였다는 건 서로 오고 간 마음을 빌미로 어깨 툭 치거나 눈짓 몇 번으로 어떤 합리적이지 못한 이해를 구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소속사의 입장에서 자신이 발굴하여 돈과 시간을 투자한 아티스트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의 위치에 오른다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 것이다. 노력의 성과를 받아 든 거니까, 각자가 얻는 수익도 커질 테고. 하지만 함께 도모한 이 결과가 어느 한쪽의 공으로만 해석되는 오류가 발생하면 소속사와 아티스트 사이에 언제고 반드시,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소속사와 아티스트 사이에 일어나는 계약은 한쪽이 은혜를 베푸는 일이 아니다. 서로 손익을 따져본 후, 서로에게서 이득을 얻을 구석 혹은 가능성을 발견했기에 성사되는, 정확히 비즈니스적인, 공적인 연결이다. 양측이 분명히 기억하고 항시 상기해야 할 맥락으로, 관계를 올바르게 구축하고 건강하게 유지할 방법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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