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이 계약한 곳이라면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2. 12.02(금)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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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서울에서 보금자리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것은, 이제 당연하게 된 우리의 익숙한 현실이다. 서울의 서민은, 어쩌면,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지 않고서야 평생 본인의 이름으로 마련된 집 하나 갖지 못할, 꽤 작위적인 운명을 타고났는지 모른다.

“난 말이야, 모든 걸 잃어도 이런 집만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서 부동산업계의 거부로 등장하는 어느 인물은, 좋은 집에 살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이야기한다. 웬만한 일은 집에 오면 다시 극복되기 때문에, 어떤 좌절도 좋은 집 하나만 있으면 극복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넘어, 깨달음에 가까운 탄성을 자아냈다.

와중에 넓어도 보통 넓은 게 아닌 집을 소유한 사람들의 삶이 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노출된 스타들의 이야기다. 여기서 등장하는 집의 모양새는 대부분 고급 주거 공간의 형태를 띠고 있어 처음엔 흥미롭다. 그러다 너무 당연한 듯 넓따란 삶을 누리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박탈감을 느끼는데, 놀랍게도 이는 곧 소유의 욕망으로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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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동일한 혹은 유사한 주거 공간을 갖게 되면 그들의 탄력성 좋아 보이는 살 또한 소유할 수 있지 않겠나 싶은, 애처로운 소망이 변질된 욕망이다. 문제는 이 어긋난 소망, 욕망이 상업적으로 애용된다는 데 있다. 한 예가 생활형 숙박시설(이하 ‘생숙’)의 스타를 이용한 과대광고다. 생숙은 고급 주거시설로 광고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주거는 불가능한,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고금리 상황이 되면서 그 가치는 크게 하락하고 있다.

그런데도, 다수의 중개업자가 영향력 있는 스타의 이름을 거론하며 분양자를 모으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스타가, 그것도 부동산을 잘 사기로 유명한 스타가 자신에게 손해가 될 곳을 주거 공간으로 삼진 않을 테니까,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와 좋은, 즉 앞날을 창창하게 만들 집에 거주하고자 하는, 간절함을 기반으로 한 욕망을 이용하는 것이다.

최근 가수 ‘장윤정’이 여의도의 초고층 생숙을 계약한 사실이 홍보의 매개로 활용된 것이 그러한 맥락이다. 특히 중년층에게 탄탄한 신뢰를 얻고 있는 장윤정과 그녀의 삶은, 사람들에게 파급효과가 상당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니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현실을 인지했다 해도, 그녀의 경우 하나로, 사람들은 우리가 모르는 좋은 정보가 있다고 여기며, 해당 업계가 펼치는 사악한 마케팅에 넘어갈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서울의 서민이 집을 사는 데 보탬이 되기 위해 마련되었다는 대출조차도, 집값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해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오늘인 까닭에, 좋은 보금자리와 지금보다 풍요로운 내일을 향한 바람이 어긋난 욕망으로 변질되는 것을 탓할 수만은 없다. 이것을 악용하고 부추기는 이의 존재가 문제다. 공신력 높은 스타로서 선례가 아닌, 악례로 남게 된 장윤정이 더없이 아쉬운 이유이기도 하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tvN ‘작은 아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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